장마가 떠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땐 시원한 음료나 여름 과일이 제격이다. 잠깐의 청량감을 느끼기엔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탄산음료는 여느 음식보다 제일 먼저 손이 간다.

탄산음료는 종류도 다양하고 특유의 청량감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좋아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탄산음료를 습관적으로 마신 청소년에게는 건강 면에서 강적이다. 특히 19세 이상의 경우 1주일에 1회 이상 탄산음료를 섭취하는 사람이 전체의 약 3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탄산음료는 비만을 일으키고, 치아를 상하게 하는 등 문제점이 줄줄이 제시돼 왔다. 더군다나 소화가 안될 때 탄산음료를 마시면 소화가 잘된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다.

탄산음료에 자꾸 손이 갈 때나 마시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좀 더 똑똑하게 마시는 방법은 없을까.

탄산음료, 정체가 뭐니?

탄산음료는 이산화탄소를 함유하는 청량음료의 총칭으로 사이다·콜라·소다수 등이 포함된다. 1780년경부터 제조됐으나 우리나라에서는 20세기에 제조되기 시작했다.

금속제 병마개가 발명됨에 따라 제품의 보존성이 향상되고, 병조림 장치의 개발과 제병기술의 발전으로 고속 병조림이 가능하게 되고, 세계 각국에서 탄산음료의 제조가 활발해졌다.

대표적인 제법은 설탕을 녹인 물에 산미료·향료·착색료 등을 가해 시럽을 만들고 이산화탄소를 가압 용해시킨 물을 채우는 방법이다. 향료는 주로 감귤류를 비롯해 콜라·포도류가 사용된다. 산미료로는 시트르산(Citric Acid)이 많이 사용되고 콜라 음료에 한해서는 인산이 사용된다.

탄산음료, 너 참 밉다

우선 탄산음료에는 당분만 있고 비타민과 무기질과 같은 영양소가 없다. 때문에 탄산음료 속 당이 에너지로 만들어질 때 체내의 비타민을 소비한다. 이상적인 칼슘과 인의 성분 비율은 1대 1 혹은 1.5대 1인 반면 일반적인 한국인 평균 칼슘과 인의 비율은 1대 2~3이다. 이유는 탄산음료나 육류 섭취의 영향이다. 이상적인 칼슘과 인의 비율이 깨지면 몸이 산성화 되고 칼슘 흡수력이 떨어져 자라는 어린이의 경우 뼈가 약해질 수 있다.

특히 탄산음료는 설탕 함유량이 많다. 당분이 지방으로 축적되면 비만, 당뇨병, 동맥경화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콜라 1캔에는 카페인 10.3~25㎎이 들어 있다. 일반 종합감기약에 들어 있는 30㎎과 비슷한 양이다. 청소년이 탄산음료를 습관적으로 마신다면 의약품을 지나치게 복용하는 것과 같다.

이론적으로는 탄산음료에 많이 든 인 성분이 치아 법랑질(잇몸의 머리 표면을 덮고, 상아질을 보호하는 유백색의 반투명하고 단단한 물질)을 부식시킬 수 있다. 또 탄산음료는 산성 2.5~3.7을 띠어 치아 부식을 더욱 악화시킨다.

탄산음료가 치아를 부식시킨다는 정확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꾸준히 마실 경우 치아 부식의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탄산의 톡 쏘는 느낌은 잠깐의 청량감을 주지만 오히려 탈수 증상을 일으켜 계속 목이 마르게 된다. 술 취한 다음 날,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이 생길 때 탄산음료 대신 생수를 마시는 것이 좋다.

그래도 유혹은 못 참겠어…

탄산수는 당분이 없어 탄산음료 대체품으로 좋다. 당분이나 카페인 등 다른 요소가 없을 때는 소화기관의 운동량을 높여 배변기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변비가 심한 뇌졸중 환자들이 일정 기간 탄산수를 마셔 변비 증상을 개선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레몬이나 라임 등을 첨가해 마시면 향까지 음미할 수 있다. 하지만 탄산음료처럼 트림 등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탄산음료는 햄버거나 피자 등 고지방 인스턴트 음식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탄산음료의 당분도 비만을 일으키지만 콜레스테롤이 많은 고지방 음식과 함께 먹으면 배 이상의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햄버거나 피자를 먹을 때는 탄산음료 대신 우유를 마시면 좋다.

햄버거나 피자는 엽산이 부족한 음식으로 만약 우유가 싫다면 엽산이 풍부한 딸기주스나 토마토주스를 마시는 것도 무방하다.

물이나 얼음을 섞어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콜라에 레몬을 띄워 먹으면 좋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다. 레몬은 비타민C가 많고 음식 향을 좋게 하지만, 탄산음료의 당분이나 카페인 중화 기능은 없기 때문이다.

독일 괴팅겐대학 연구진은 탄산음료를 마신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 기다린 후 칫솔질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산성 물질이 치아에 묻어 있는 상태에서 양치를 하면 치아가 더 많이 마모되기 때문이다. 탄산음료를 마신 후에는 바로 양치하기보다 물 한 모금을 머금어 입안을 헹군 후 양치질한다.

탄산음료를 특히 삼가야 하는 사람은 평소 구강건조증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치주 질환이 있는 사람 등이다. 입안에 침이 없으면 탄산음료로 인해 치아가 부식될 위험이 크다. 이런 사람은 탄산음료 대신 보리차나 과일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