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시태 이학박사, 화산지질학 전공

 

지난 6월 21일 강원도 고성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한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임병장은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왕따를 견디다 못해 고등학교 2학년 때 중퇴하여 학교 밖 청소년이 되었던 것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학업중단 사유에 대해 상담을 하다 보면 “학교는 감옥같은 울타리?”, “선생님은 조잘 조잘 거리는 병아리!”, “태어난 집은 내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자퇴한 친구와 같이 놀고 싶어서!”, “따돌림 때문에”와 같은 가정문제, 자신의 요구, 친구관계, 학교문제 등이 학업중단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전국적으로 연간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7만명을 넘는 가운데 제주도의 학업중단 학생 또한 5백명에 달하고 있다.

헌법 제31조 및 제34조에 국가는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교육을 받을 권리와 복지정책이 보장되어야 함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또한 초·중등교육법, 청소년기본법, 청소년보호법 그리고 청소년복지지원법에서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청소년에 대한 교육권과 복지정책을 펼치도록 주문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강화 노력으로, 법무부에서는 ‘비행·범죄 청소년의 교육기회 제공’을 하고 있으며, 복지부와 여성가족부 공동으로 ‘건강검진·의료지원 등 청소년 건강증진사업 실시’, 여성가족부에서는 ‘안전한 보호를 위한 주거 지원 사업, 가족관계 개선 및 부모교육 추진, 사회진출 지원을 위한 취업프로그램 운영 및 여타 제도나 정책에 의해 지원받지 못하는 어려움 해소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하면서 첫 업무 결재를 무상급식 시행으로 미래세대의 청소년에 관한 애정을 표시하였고 2013년 10월 4일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조례에 의거 서울시학교밖지원센터를 설립하여 학교 밖 청소년 사업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하고 있다.

제주의 청소년들이 성인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는 청소년들이 제주는 물론 우리나라의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가야 할 중요한 인재이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제주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 ‘학업중단 예방 및 학교 밖 청소년 교육지원 조례, 학교 밖 청소년 교육·복지 지원 조례 및 제주지역 비정규학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에게 교육을 받을 권리와 복지정책을 보장하고 있다.

며칠 전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취임 후 처음으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여성·가족·청소년 정책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여기에서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지원”에 관한 약속을 하였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는 ‘학교 밖 청소년 교육·복지 지원 조례’를 제정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에게 교육·복지 지원을 통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제주도민들과 약속한 바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청소년들과 약속한 이 조례가 사문화되지 않도록 조례에 따른 “학교 밖 청소년 대안교육지원센터”를 조속히 설치할 책무가 있다.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난 부적응 청소년들이 비행청소년으로 되지 않고 제주사회를 들었다 놨다할 ‘제2의 임병장’이 나오지 않도록 친구들과 마음껏 뛰놀고 어울리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 발전해 자기를 통제할 줄 아는 사람, 자기 선택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심신이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번 추경안 예산 편성시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사회적 울타리가 되어 줄 “제주특별자치도 학교 밖 청소년 대안교육지원센터” 설립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여 대안교육지원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이 배려와 협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세계로 가는 제주사회를 위한 ‘동량(棟樑)’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빚을 지지 않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