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순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연구사

 

제주도 용암숲 곶자왈의 면적은 대략 110㎢ (2007년, 제주특별자치도 용역, 국토연구원 작성)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12년 환경부 용역에서는 약 92.6㎢ 으로 보고하고 있다. 조사자 혹은 조사기관의 서로 다른 기준이나 곶자왈의 정의에 대한 개념이 불일치하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이 중 43.77.㎢(약 40%)는 국유지 및 도유지이고 나머지 66.09㎢(약 60%)는 법인, 개인, 기타 등 사유지가 국·공유지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유지를 중심으로 골프장, 신화역사공원, 영어교육도시 등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이용된 곶자왈은 약 22.9㎢(20.8%)에 이른다. 그동안 곶자왈의 개발이 이렇게 이루어진 것은 개발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인 제한 근거가 부족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곶자왈 지역의 용암층은 투수성이 높다. 이는 지하수 함양의 보고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오염수 유출시 그대로 지하수 오염을 초래하는 취약성과 위험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에 의한 지하수자원보전지구 등급지정기준을 보면 하천범람지, 숨골, 하천, 용암동굴이 1등급으로, 곶자왈, 기생화산, 스코리아층, 미악통, 암석지, 용암류 등은 2등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렇듯 곶자왈 지역은 지하수 오염 취약성이 높기 때문에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 등급은 폐수배출, 폐기물처리시설 및 가축분뇨배출시설의 설치는 금지되어 있으나, 공공하수도 연결, 개인하수처리시설(오수처리시설) 설치는 허용이 가능한 등급으로 개발과 이로 인한 오염의 우려가 있다(이 조례는 올해 전면 재정비 한다는 기사가 최근 보도되었다).

또한 곶자왈의 생태계 등급분포는 개발금지 1등급(9.86%), 개발금지 2등급(9.98%), 3등급(30% 이내 개발 허용, 34.28%), 4-1등급(50% 이내 개발 허용, 14.64%), 4-2등급(개별법 적용, 22.21%), 5등급(개별법 적용, 9.03%) 등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중 30% 이상 개발이 가능한 3등급 이하의 면적인 전체 곶자왈의 80.16%에 해당한다(제주녹색환경지원센터, 2014년 1월, ‘곶자왈 보전관리 종합계획 연구용역 보고서’ 인용). 이는 곶자왈, 특히 사유지 곶자왈지역의 상당부분이 개발사업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곶자왈의 보전을 위한 법 제정에 대한 논의도 많이 있어왔다. 곶자왈 보전을 위한 개별법의 제정, 오랫동안 준비되었던 ‘곶자왈 보전 및 관리조례’, 기존의 법인 자연환경보전법, 산림보호법, 습지보전법, 특별자치도법 등에 의한 보전 등 곶자왈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도 적지 않았다. 올해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조례’가 6년 만에 도의회 상임위를 통과한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개별법이든, 상위법이든, 조례이든 간에 개발의 가속도를 멈추지 않고 있는 제주도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곶자왈의 사유지, 즉 사유재산에 대한 법률의 강제성과 한계성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이를 위해서 기존의 사유지 곶자왈을 국공유지로 매입하는 사업이 진행 중에 있는 것이다. 산림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해마다 약 40∼50㏊ 정도의 곶자왈을 매입하고 있다.

현재 산림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협력하여 사들인 사유지 곶자왈 총 면적은 353㏊(약 106만평), 곶자왈공유화재단의 경우는 48㏊(약 14만 4천평) 에 달한다. 그래도 전체 곶자왈 면적의 3.6%, 사유지 곶자왈의 6.1%에 불과하다. 곶자왈 지역의 땅값은 육지부의 산림, 임야에 비하면 몇 배 비싸다.

이렇게 예산의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국가에서 매입하는 이유는 곶자왈의 파괴를 막기 위함이다. 기존 국유지는 보호할 수 있으나 사유재산의 개발은 국가가 규제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가도 곶자왈을 가치가 높으며 미래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지역으로 인식하고 이에 걸맞는 행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