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대수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연구단장

 

기후변화에 편승하여 제주연안 생태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아열대 생물의 찾아와 자리잡기도 하지만 장마와 갑작스런 집중 호우가 내리는 일수도 증가하고 있다.

제12호 태풍 ‘나크리’는 한라산에 시간당 1,000mm 이상의 집중 호우를 낳게 했다.
금년은 다른 해보다 태풍이 더 많다고 한다.
제주도는 관광지라는 여건에 맞게 편리를 위해 건설된 다양한 도로의 개발은 한라산 및 중산간 지역에 내린 폭우를 단 몇시간 만에 제주 연안바다로 빠르게 유입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여름철이면 저염분수가 밀려 온다고 모두들 걱정이다.

보통 바닷물의 염분농도는 해수 1리터에 약 33-34g의 염분(류)을 함유하고 있는데, 저염분수라고 하면 28g이하의 염분을 지닌 바닷물을 가리키며, 보통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은 염분이 거의 감지되지 않으며, 강물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 흔히 기수역에서는 15g이하, 제주도에 바다가에서 펑펑 솟아나오는 용천수가 보통 1g이하이다.

저염분수(민물 덩어리)가 제주연안으로 밀려 온다면 수심 10m 이내의 수산생물은 아주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제주도에 영향을 미치는 저염분수는 양자강에서 흘러나온 민물이며, 대마난류(對馬暖流)를 따라 제주도 방향으로 흘러왔다가 우리나라 동쪽으로 흘러가며 사라진다.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 호우와 인간이 만든 ‘댐건설’로 집중호우 시 일시적으로 방류한 민물 덩어리가 제주바다까지 밀려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제주도 서부연안에 큰 영향을 주었던 저염분수는 여름철 제주도 서부 및 북부 연안의 정착성 수산생물의 입장에서는 재앙인 것이다.
폐사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저염분수의 이동에 따른 과학적 모니터링으로 연안생물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여름철이면 제주도 연안은 우리나라의 다양한 난류성 수산생물의 번식장이자 성육장인데, 저염분수로 한바탕 난리를 치루고 나면 연안의 폐쇄역에서 파래가 번식하고 썩음으로서 또 한번의 생태계 교란이 일어난다.

제주 연안바다가 좋아 찾아오는 관광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냄새도 고약하지만 다양한 어린고기 성육장의 환경 악화는 어린 동·식물의 폐사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수산자원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원의 보고인 제주 연안 생태계는 그야말로 여름철에 한바탕 죽음의 공포가 밀려왔다가 지나가는 격이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저염분수에 따른 연안생태계의 합리적 관리와 철저한 대비는 우리나라 전체의 수산자원의 번성을 도모할 뿐 아니라 연안에 정착하는 주민들 ‘삼춘’들의 건강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잘 관리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