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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정의 시험대가 될 첫 공무원 인사가 금명간 단행될 예정인 가운데 공무원 사회가 긴장감 속에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는 협치행정과 중앙정부 및 국회와의 협상을 강화해 더 큰 제주를 만들겠다는 원 지사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인사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기 크다.

이미 원 지사는 일 중심의 인력 배치를 기본으로 종전의 줄세우기, 인사보복, 편가르기 등의 인사를 과감하게 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과거 도지사들이라고 일과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고 말하지 않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인사가 끝나고 나면 역시 달라진 게 거의 없는 줄세우기, 편가르기, 보복성 인사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곤 했다.

공무원에게는 선거중립의 의무가 있지만, 눈에 띠지 않게 줄을 서서 간접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경우가 적잖았다. 도지사 후보자는 한 표라도 아쉬운 나머지 불법인줄 알면서도 줄을 선 공무원의 도움을 받게 되고, 해당 공무원은 줄 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다른 사람에 앞서 승진이나 영전을 기대하는 보험의 효과 때문에 법망을 피해 선거를 돕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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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원 지사는 역대 도지사들에 비해 공무원들에게 빚을 진 일이 거의 전무할 것이다. 전직 제주지사도, 제주도의 고위 공무원을 역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대 지사에 비해 가장 공정한 인사를 단행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지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적어도  보복성 인사나 편 가르기 인사 요인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줄 세우기 인사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사실 이번 도지사 선거는 당초 여론조사대로 원 지사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처음부터 원 지사의 압승이 예상되다보니 굳이 공무원의 조력을 받을 일도 없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원 지사의 뜻과 무관하게 상당수 전·현직 공무원들이 간접적으로 원 지사의 선거를 돕는다는 소문이 심심치 않게 나돌았던 게 사실이다. 혹시 원 지사가 줄 세우기 인사를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원인도 여기에서 비롯되고 있다.

인사를 주도하는 실세가 누군가에 따라 인사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실세가 인사를 좌지우지할 경우 공감 인사는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실·국장급 인사는 원 지사가 직접 챙길테지만, 주요 과장급(서기관)과 계장급(사무관)을 제외한 대부분 과·계장 이하 인사는 관행상 인사담당자들 손에서 이뤄질 여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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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원 지사가 가장 명심할 일은 특정 세력의 인사 개입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전임 지사들 밑에서 일한 고위공무원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의 입김에 의한 인사를 한다면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는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원 지사는 이지훈 제주시장의 사직서를 수리하면서 “도민들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장 일을 겪으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고, 민심으로부터 소중한 가르침을 받았다”고 했다. 뒤늦게나마 민심의 위대함을 절감했다니 다행이다.

민심을 잃으면 지도력을 상실해 하고자 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원 지사는 실패한 제주시장 인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 이상 민심에 반(反)하는 인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인사업무를 특정세력의 손에 맡기지 말고, 전체 계장급 등 하위직 인사까지 직접 챙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제주를 이끌 새로운 공직내부 시스템이 갖춰지기 어렵다.

내편, 네편에 서지 않았던 선거중립의 의무를 충실히 지켜온 공무원들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지닌 공무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인사혁명을 꾀해야 한다. 그래야 민심을 얻어 협치행정의 성공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