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광언 한국마약범죄학회 제주지회장.

어른들도 끊기 힘들다는 담배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까지도 흡연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국내 흡연인구가 저연령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청소년, 심지어 초등학생들까지 담배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있는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청소년들이 흡연을 하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그 중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가정에서의 부모교육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을 손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은 학교에서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도 집안에서 간섭하고 지도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청소년들을 집 밖으로 이끌고 호기심과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청소년의 흡연은 인체의 세포나 조직, 장기 등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담배가 지닌 니코틴, 타르 등 독성분과 접촉하게 되어 성인들보다 정신적, 육체적 폐해가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흡연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그 피해는 더 크다. 20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할 경우는 비흡연자보다 수명이 9년 단축되고 폐암 발병률이 6배나 더 높으며, 2명 중 1명의 사망원인이 되며, 16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하면 수명은 15년 단축되고 폐암 발생은 18배 높으며 3명 중 2명의 사망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한창 공부할 나이에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능력이 감소하고 청소년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니코틴 성분이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하여 키도 잘 자라지 않는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담배에 쉽게 중독되고 흡연기간이 길어져 건강상의 문제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흡연은 우리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탈선행위이지만, 아마 흡연하는 청소년들의 부모들은 ‘설마 내 자식이 그럴까?’라는 의심조차 하기 싫을 것이다. 그러나 자녀들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무관심이 결국은 우리 청소년들을 담배라는 마약의 소굴에 점차 빠져들게 한다는 차원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 자녀들에 대한 엄격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

특히 흡연을 하고 있는 부모가 있다면 자신부터 금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자녀들이 담배에 접근하는 것을 막도록 해야 한다. 비록 어른들은 담배가 이렇게까지 해로운 줄 모르고 시작해 어느새 담배에 중독되어 버렸지만 지금이라도 담배를 끊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상당수의 청소년들도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목격했을 때는 무조건 꾸중을 하지 말고 어떻게 해서 담배를 피우게 되었는지 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흡연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자세히 알려주어야 한다. 흡연이 청소년들에게만 해로운 것이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똑같이 해롭다는 사실을 잘 설명해주고, 어른을 닮고 싶어하는 그들의 호기심을 건전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까지 제시하면 더 좋겠다.

따라서 금연 교육은 학생 중심으로 행해져야 하지만 부모와 형제자매를 대상으로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하고 특히 또래끼리의 프로그램을 다방면으로 활용하여 모두가 함께 건전한 청소년기 주변 환경을 이룩하여야 한다.

흔히 아이들을 어른의 거울이라고도 하고 미래의 희망이라고도 말한다. 미래세상을 밝게 비추어 갈 우리 아이들이 그 자신부터 깨끗한 모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고민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