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8월 3주째 영화의 바탕이다. 뱃사람의 욕망을 그린 <해무>가 오늘(13일) 베일을 벗는다. 역대 최단 기간에 관객 1000만 돌파라는 흥행신기록을 세운 <명량>의 기세로 <해무>는 분산되는 관객을 잡아야 하는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진짜로 부르고 싶은 노래를 위해 도전하는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이 이미 개봉된 굵직한 영화들과 경쟁에 나선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비행기2:소방구조대>, 다큐멘터리 <곤충왕국 3D>, 시한부 삶 속의 사랑을 그린 <안녕, 헤이즐>이 개봉된다.

<해무>
해무가 몰려오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한 때 여수바다를 주름잡던 ‘전진호’가 감척사업 대상이 되면서 선장 철주(김윤석)는 선원들과 함께 낡은 어선 전진호에 몸을 실으며 마지막 출항에 나선다.

선장을 필두로, 배에 숨어사는 인정 많고 사연 많은 기관장 완호(문성근), 선장의 명령을 묵묵히 따르는 행동파 갑판장 호영(김상호), 돈이 세상에서 최고인 거친 성격의 롤러수 경구(유승목), 언제 어디서든 욕구에 충실한 선원 창욱(이희준), 이제 갓 뱃일을 시작한 순박한 막내 선원 동식(박유천)까지 여섯 명의 선원은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했지만 망망대해 위에서 그들이 실어 나르게 된 것은 고기가 아닌 사람이었던 것.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 온 수많은 밀항자들과 운명의 한 배를 타게 된 여섯 명의 선원들. 그 가운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가 몰려오고 그들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영화 <해무>는 <살인의 추억> 명콤비 봉준호 감독과 심성보 감독이 손을 맞잡았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엔 감독이 아닌 제작자로 나서 흥미롭다.

특히 <해무>는 극단 연우무대의 창립 30주년 기념작인 연극 ‘해무’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연극 ‘해무’는 지난 2001년 실제 발생한 ‘제7 태창호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모두에게 완벽하게 잊힌 사건이지만 당시 26명의 소중한 인명이 한국의 바다에서 학살된 끔찍한 사건이다. 2001년 10월 중국인 29명, 조선족 11명이 ‘코리안드림’을 안고 한국으로 밀입국하는 과정에서 탑승객 일부가 질식사했다.

그래서 <해무>는 거칠고 강렬하다.

작품의 타이틀이며 이야기 핵심적 장치인 ‘해무’는 영화에서 ‘전진호’라는 제한된 공간을 통해 서로 다른 욕망의 충돌을 긴장감과 함께 체험하듯 다가온다.

게다가 <마더>의 홍경표 촬영감독, <도둑들>의 이하준 미술감독, <변호인>의 김상범 편집감독, 정재일 음악감독 등 대한민국 영화계의 내로라하는 제작진이 뭉쳤다.

“배우들의 조화가 정말 놀랍다. 그들의 얼굴만 보고 있어도 러닝타임이 훌쩍 흘러가는 영화”라고 밝힌 봉준호의 말처럼 김윤석, 박유천, 한예리, 이희준,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의 존재감이 스크린 밖으로 마구 쏟아진다. 배우들의 강렬한 힘이 궁금해진다.

■드라마/13일 개봉/감독 심성보/김윤석(선장 철주)/박유천(동식)/한예리(홍매)이희준(창욱)/문성근(기관장 완호)/김상호(갑판장 호영)/청소년 관람불가.

<비긴 어게인>
다시 시작해, 너를 빛나게 할 노래를

영화 <비긴 어게인>은 스타 명성을 잃은 음반프로듀서와 스타 남자친구를 잃은 싱어송라이터가 뉴욕에서 만나 노래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멜로디이다. 제목처럼 인생에서 최악의 하루를 보낸 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진짜로 부르고 싶은 노래를 통해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비긴 어게인>은 2006년 대박을 이룬 음악영화 <원스>의 확장판이다. <원스>가 기타와 피아노 단 두 악기와 목소리만으로 음악 그 자체를 얘기한 독립영화 스타일이라면, <비긴 어게인>은 음악을 근간으로 각종 스토리와 웃음 코드를 버무린 상업영화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정확히 알고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자유분방한 영혼들의 희망 가득 찬 새로운 도전을 여과없이 그려냈다. 로맨틱한 음악과 감성을 머금은 뉴욕 거리는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마크 러팔로, 키이라 나이틀리, 헤일리 스테인펠드, 제임스 코든, 캐서린 키너 등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다.

한편 뉴욕의 특색 있는 분위기와 로맨틱한 멜로디가 담긴 <비긴 어게인>은 올해 제17회 상하이 국제영화제에서 음악상인 예술공헌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인정을 먼저 받았다. 게다가 영화 개봉에 앞서 공개된 OST 음반이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음악과 잘 어우러진 스토리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적당히 달콤새콤한 레모네이드 같은 이 영화는 대작의 홍수 속에서 단비 같은 청량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드라마·멜로/13일 개봉/감독 존 카니/키이라 나이틀리(그레타)/마크 러팔로(댄)/애덤 리바인(데이브)/15세 관람가.

<비행기2:소방구조대>
레이싱 하던 더스티, 소방구조대로 돌아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고속 레이싱 비행기 더스티는 엔진 고장으로 더 이상 레이싱을 할 수 없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실수로 화재 사고를 일으키게 되고, 낙후된 장비 때문에 작은 불은 큰 불로 번지고 만다. 결국 고향을 위해 소방 구조대의 길로 뛰어 들게 된 더스티는 베테랑 소방 구조대인 블레이드 레인저의 팀에 합류해 구조대의 일을 익힌다. 용감한 동료들과 함께 불길 속으로 뛰어 들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더스티. 과연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애니메이션. 13일 개봉. 전체 관람가.

<곤충왕국 3D>
4억년의 베일을 벗은 경이로운 곤충의 세계

지구에서 약 4억년의 시간 동안 진화를 거듭하며 살아남은 곤충들. 전 세계에 기록된 곤충은 약 80 만종. 전체 동물의 수의 약 3/4에 이르지만 우리는 곤충을 잘 알지 못했다. 곤충들의 개성 넘치고 본능적인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 찬란한 성충이 되기 위한 변태 과정과 곤충들의 전쟁과 공존을 담은 지금껏 보지 못한 한국 곤충들의 놀라운 세계에 초대한다. 김성주와 그의 두 아들 민국·민율 형제가 목소리로 함께한다. 다큐멘터리. 14일 개봉. 전체 관람가.

<안녕, 헤이즐>
시한부 삶 10대 소녀의 사랑 여정

산소통을 캐리어처럼 끌고 호흡기를 생명줄처럼 차고 있는 헤이즐. 가족에게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참석한 암 환자 모임에서 매력적인 어거스터스를 만난다. 담배를 입에 물었지만 불은 붙이지 않는 ‘상징적인 행동’으로 헤이즐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지니의 소원’을 빌어 암스테르담 여행을 제안한다. 두 사람은 생애 처음으로 여행길에 오르고, 서로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드라마. 13일 개봉. 12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