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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원희룡 제주도정의 첫 인사가 마침내 13일 단행됐다. 인사를 앞두고 원 도정은 일 중심의 탕평인사를 강조해 왔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인사원칙으로 공무원사회는 물론 도민들도 상당한 관심 속에 그 결과를 기대했다.

일 중심이란 말 그대로 일을 잘할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것이고, 탕평인사란 내편, 네편 불문하고 직급과 직책에 맞는 사람들을 고르게 등용해 조직의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제주도 본청 공무원 정원의 약 3분의 1인 847명(승진 85명,전보 762명)을 자리 이동시킨 대규모 인사가 일 중심 및 탕평인사에 부합하게 이뤄졌을까.

우선 실·국장급 간부공무원을 전면 교체해 간부직의 쇄신을 꾀한 점이 돋보인다. 이런 형태의 인사는 새 도정이 들어서는 기회가 아니면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인사로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인사 원리와도 부합된다. 목표로 하는 일을 잘 하려면 일 할 사람을 잘 골라야 하고, 인사쇄신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된 사람을 고를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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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어떤 사람이 일을 잘 할 것인가는 평가기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다. 따라서 인사고과와 조직내 화합형 여부 및 인간성 등을 고려해 인사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한다.

역시 관심사는 탕평인사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 제주도 인사는 김태환 전 지사와 우근민 전 지사의 일부 줄세우기, 편가르기, 보복성 인사가 돼왔다는 게 공무원사회는 물론 도민사회의 정설이다시피 돼 왔다.

특히 우근민 도정이 들어서면서 김태환 도정에서 근무한 고위공무원 등이 한직으로 밀려나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근년의 사례로 그 이전 신구범 전 지사와 김태환 전 지사 시절에도 부분적으로 유사한 형태의 편가르기 인사가 존재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원 도정의 첫 인사에 거는 기대가 더 컸다. 가능하면 전임 지사들 측근이 아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던 중립을 지켜온 공무원들을 발탁해 조직분위기를 쇄신하는 인사를 기대했다.

사실상 원 지사는 탕평인사에서 자유로운 입장이다. 하지만 탕평인사라기보다는 사실상 특정인맥 인사로, 이번 기회에 인사쇄신을 통해 참신한 인적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란 기대를 반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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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도정이 자신이 표방하는 ‘더 큰 제주’를 견인하는데 걸맞지 않은 인사를 단행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미 공무원사회와 도민사회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김태환 전 지사때 잘 나가다가 우근민 지사때 밀려난 김태환 전 지사의 측근들이 대약진한 인사라는 말들이 무성하다.

도청 실·국장에 4명이 모두 승진 복귀하는 영광을 안았으며, 과·계장급에서도 자리를 확고히 한 공무원들이 눈에 띈다. 반면에 당연히 도본청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장급이 중앙에 파견 발령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의외의 인사에도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공무들은 우려했던 외부 개입인사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원 지사는 말이 탕평이지, 특정인 우대 인사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나마 원 지사는 우근민 전 지사의 측근인 국장급 2명을 도본청으로 끌어들이는 관대함을 보였다. 이는 확실한 탕평인사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원 지사는 이번 인사에 대한 공무원들의 평가와 도민사회의 반응을 잘 수렴해 지적된 부분을 꼼꼼히 챙겨 다음 인사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듯이 인사시스템이 잘 이뤄져야 ‘더 큰 제주’로 가는 길이 순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