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리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요즘 너무나 다른 삶이 펼쳐지고 있다.
겸손과 정직으로 살아 온 국민은 ‘곡기’까지 끊으며‘진상규명’에 목숨을 거는데, 오만과 거짓을 일삼은 행위자 일부는 진상규명을 초기에 덮기 위해서 발빠르게 사직서를 내밀고는 현실적인 자기 이익까지 챙기며 물러나고 있다.  

경주리조트 참사, 세월호 대참사, 군 의문사, 4대강 사업, 공공장소에서의 음란행위 등 최근 사건들에서 보여지는 양극화된 인간의 모습이다.
사건 과정에 대처하는 너무 다른 양상으로 인해 우리사회에 ‘정직하면 피해자가 되는 세상’이란 모순이 큰 공분으로 자리하여, 이를 바로잡을 진상규명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이다. 
연달아 거듭된 선거로도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바뀌지 않는 이 모순된 세상을 도대체 우리는 무엇이라 말 할 수 있을까.  

세월호참사로 제주도는 사망자, 실종자 그리고 생존 피해자까지 30여명이 훨씬 넘는 피해자가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피해자들의 고통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 다.
제주도는 최근‘세월호 사고 피해자 지원대책’을 발표하여 피해자들에게 지원 형식을 안내했지만, ‘해피아’등 세월호 수사와 진상규명에 대상이 되고 있는 해양수산국을 지원대책반의 총괄책임자로 상정한 것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  

또한 아직도 눈을 감으면 시퍼런 물에 휩쓸리는 장면이 연상되며 악몽과 현실이 교차하는 그 순간속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였던 많은 학생들의 죽음이 있었고 그들을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은 정부당국의 처신을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제주 피해자들 중에는 학생들 구조에 혼신의 힘을 쓰다, 자신도 부상당한 채 탈출한 피해자들이 있지만 지금은 생존자로서의 죄책감이 더 커서 병원에 재입원하는 사례가 있지만, 도의 피해자 지원대책은 정부의 눈치만을 살피며, 이들의 안위는 안중에 없는 듯 보인다. 

그동안 제주 피해자들은 상처받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에도 벅찬 상황에 법정에서 진행되는 세월호 증언을 위해 광주지방법원까지 왕래하며 자기치료는 유보했다. 다시 바다를 왕래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피해자로서는 큰 스트레스였다. 또 피해자 가족들은 피해자 케어와 생계벌이로 피해자 가족으로서의 케어는 받아보지도 못한 채, 그 피곤은 가족전체로 확대·누적되고 있다.  

지난 토요일,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를 위한 시민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곳에 제주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참석하였다. 그동안 사망자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신의 고충을 밝히지 못했지만, 세월호 침몰 원인과 정부당국의 무책임한 구조의 문제를 규명하는 진상규명 특별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또한 끝끝내 말을 잇지 못한채, 눈물어린 절규로 ‘미안함’을 밝힌 한 피해자의 모습을 통해, 우리사회가 근본적인 진상규명을 왜 해야하는지를 더욱 간절하게 만들었다.  
세월호 진상 규명은 기본적으로 피해자의 알 권리에 해당한다.

그리고 피해자 보호가 되어야 진상규명이 또 가능하다.
그렇다면 피해자를 위한 기본적인 예의로서 그들을 적극 보호하고 지지해야 마땅하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지자체는 오만하고 그 권위적인 자세를 버리고, 정직한 국민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을 하루속히 진행하여 피해자에 대한 2차피해를 적극 예방하고, 정직한 국민으로부터 신망받는 큰 정부, 작은 정부가 될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