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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인프라 확충 문제가 제주사회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 동안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현 공항 확장과 신공항 건설 문제가 최근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신공항 건설 타당성 발언으로 인해 쟁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 지사는 지난 22일 ‘도정철학 간부 공무원 워크숍’에 이어 ‘2014 벤처썸머포럼’에서도 “정부는 재정이 적게 드는 기존 공항의 확장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지만 제주도는 신공항 건설을 희망하고 있다”며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공항 인프라 확충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예상되는 관광객과 예산문제 및 제주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할 중차대한 현안이다. 더욱이 현 공항을 확장할 것인지, 신공항을 건설할 것인지는 오는 9월 국토연구원의 용역 착수에 의해 내년 8월 이후면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원 지사의 신공항 건설 표명은 절차적 관점에서 너무 앞서간 발언이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도지사로서 매우 부적절한 언급이다. 도지사는 아무리 도정을 책임진 위치에 있다하더라도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건설·개발사업, 특히 도민 간 이해관계가 얽힌 상충관계의 사업에 대해선 합리적인 결정이 나올때 까지 자신의 생각이 어떻든 입이 무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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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는 간부공무원 워크숍에서 “앞으로 공항개념은 활주로 추가 개념이 아니라, 복합도시나 에어시티로 모든 경제활동을 공항접근성을 1차적으로 두는 것이 전 세계의 추세”라며 “중앙정부와 협의과정에서 제주도가 신공항 건설을 자체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면 국민연금 등 쓸 수 있는 자금은 충분하다”는 말까지 했다. 참으로 아전인수(我田引水)식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제주공항의 최대 현안은 활주로다. 활주로만 더 늘릴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다. 최종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일이지만, 바다 수면을 매립하는 등의 방법으로도 활주로를 확충하는 방안은 있을 수 있다. 결국 활주로만 늘리면 굳이 공항을 24시간 운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원 지사가 공항을 복합도시나 에어시티로 경제 접근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말 또한 현실을 외면한 이상적인 견해에 속한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지금 제주공항 인근 지역인 서문로 일대는 복합도시로 큰 발전을 누리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낙후성을 면치못하고 있다.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신공항이 건설돼 기존 공항이 폐쇄되면 신제주를 비롯한 제주시 상권은 막대한 타격을 입어 사실상 종말을 고하는 지경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서비스산업의 공동화는 불을 보듯 훤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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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도정의 새도정준비위원회가 신공항 건설보다 현 공항 확장을 제안한 것도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감안한 때문일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제주도의회가 도민 1000명과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주현안 여론조사에서도 현재 제주공항의 확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64.9%로,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응답 34.1%를 2배 가까이 앞섰다.

이런 점에 비춰 원 지사가 “제주도는 신공항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 발언은 도민과 전문가의 뜻을 무시 또는 외면했거나,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아집에서 나온 말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원 지사는 국토연구원의 현 공항 확장 또는 신공항 건설 용역 결과가 나올때까지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 예민한 사안에 대해 도민간 갈등을 조장하는 단초를 제공하지 말기 바란다. 아울러 도민 여론조사 등을 병행해 공감대가 형성되는 방향으로의 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