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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교단을 정년이 되기 전에 떠나는 교원의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교직은 천직(天職)’이라는 말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교원만큼 존경받는 직업은 드물다.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정년까지 일하고 영광스럽게 학교를 떠날 수 있었던 것도 교직자로서의 사명감과 학생들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워낙 깊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교육기법이 다양화하면서 교원에 의존한 지식습득의 기회가 줄어든 게 사실이다. 아마도 이러한 요인도 스승과 제자로서의 역할에 일정 부분 틈이 생기게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올해 정년퇴직(만 62세) 전에 명예 퇴직했거나 명퇴가 결정된 교원은 지난 2월말 58명에 이어 이달 말 60명 등 모두 118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2012년 62명의 갑절, 지난해 91명보다도 27명이나 증가한 인원이다.

더욱이 제주도교육청은 명퇴 처리에 따른 예산난 때문에 공립학교 교원 명퇴 신청자 중 12명은 명퇴를 보류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이들 교원까지 명퇴 처리됐다면 사상 최대 인원이 정년 전에 교단을 떠나는 해로 기록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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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앞으로 교직을 떠나려는 교원들의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건강상 또는 60세가 되기 전에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일찍 교직을 그만 두는 교원들이 많았다. 여기에 노부모 봉양이나 자녀교육비 등 늘어난 가계비용 때문에 명퇴하는 교원도 적잖았다.

하지만 요즘은 급속히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적응하기 힘들거나, 부담을 느낀 나머지 교직을 떠나는 교원들이 생각보다 많다. 특히 학교수업도 서서히 스마트교육 등 전자수업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수업환경에 적응하려면 새 교수법을 터득하고 정보화교육에 힘써야 한다. 교육당국이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바로 나이 든 선생님들에 대해 다양한 연수의 기회를 제공해 세대 구분없이 전체 교원이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솔직히 교실수업 과정에서 학생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당황했던 경험을 한 선생님들이 많을 것이다. 다양한 정보화사회에서 선생님들에게 만능을 요구하는 것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지만,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말없는 핀잔을 의식해 수업준비에 몰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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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은 학교현장의 교육시설을 개선하는 일 못지않게 교원들의 수업질 향상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물론 자체 교원연수 시설을 통해 교수기법 등 학생지도 개선 방안이 집중 지도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대에 부합할 수 있는 교원연수의 기회가 더 확대돼야 한다.

특히 50대 교원들에게 국내·외 선진교육 현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수기회는 교원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어 매사 의욕적인 교단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결국 학생들도 학습능력이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교원들 스스로도 급변하는 정보화사회에 발맞춰 나가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비록 이런저런 이유로 교직을 떠나려는 교원들이 늘고 있지만, 교사가 되는 일은 ‘교사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맹자(孟子)는 군자(君子)의 삼락(三樂) 중 하나를 ‘천하의 영재를 얻어 이들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했다.

예부터 그 만큼 교육자는 존경의 대상이었다. 세상이 아무리 물질만능주의화했다지만, 스승은 영원한 스승인 것이다. 

공무원 연금제도가 개선되면 연금 수혜폭이 줄어 미리 명퇴하려는 교원들도 적잖을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들에게는 그 보다 몇 갑절 소중한 제자들이 있다. 다소 교육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정년까지 소임을 다하는 교직사회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