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광언 한국마약범죄학괴 제주지회장, 중독전문가

 

최근 대대적인 언론보도로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6일 중국에서 마약을 밀수 판매한 한국인 2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였고, 다음날인 8월 7일에는 마약을 판매·운반한 또 다른 한국인 1명에 대해서도 사형을 집행하였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사형을 당하였다는 사실도 당혹스럽지만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사형 집행을 끝으로 더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의 사형 폐지 국가이기 때문에 이웃나라의 사형 집행은 더욱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정부는 끝까지 막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마약거래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을 바꿀 수는 없었다고 한다.

현재 중국의 동북3성에 수감된 한국인 마약사범은 80여명, 특히 20여 명의 한국인이 마약범죄와 살인 등으로 1심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고, 이들 대부분은 형 집행을 유예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 내 마약범죄 사건에는 한국인이 관여하여 마약거래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언제 또 우리국민에 대한 사형이 집행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또한 마약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하거나 해외에서 몰래 들여와 시중에 유통시키는 조직적인 마약밀수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약을 한 뒤 환각상태로 수업을 진행한 원어민 강사 일당까지 적발되었을 정도이다.

일반인들 또한 인터넷과 방송 등을 통해 마약에 대한 각종 정보를 쉽게 접하면서 마약을 단순한 호기심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호기심으로 시작한 담배를 평생 끊기 어렵듯이 마약 또한 서서히 신체와 정신을 좀먹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일시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중독되는 경우가 많아 건전한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렇듯 마약은 한 번 손대면 중단하기가 어렵고, 대부분은 갖은 수를 써서라도 마약을 손에 넣는데 몰두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 과정에서 구입자금 마련을 위한 강·절도 행각 및 처방전 위조 등의 범죄행위도 서슴지 않으며, 마약 투약 후 강간이나 폭행, 떼강도 등 환각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다.

약물 구입을 원활히 하기 위해 국내·외 범죄조직에 가담하여 운반책 등 중간책 역할을 하면서 마약류 유통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기도 한다.

사회에 많은 해악을 주는 마약범죄를 일소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같은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사형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은 아니더라도 마약유통책에 대해서만큼은 현재보다 좀 더 높은 형량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순 투약사범에 대해서는 처벌보다는 치료를 우선으로 하여 보호관찰제도와 치료조건부 기소유예를 활용하는 등 정상적인 사회인으로의 회복을 적극 도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마약류 남용 문제는 아직 심각한 편이 아니라는 생각에 나와는 다른 남의 문제로만 치부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마약 문제를 이제는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마약류 밀수범죄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리 차단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중독되어 헤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이들을 위해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재활치료를 제공하는 등 정책적인 배려를 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