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꿈으로만 여겨졌던 감귤 조수입 1조원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2005년 6,006억 원이었던 감귤 조수입이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9,014억 원을 돌파했다. FTA 등 농산물 수입개방화로 감귤산업에 닥친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감귤농업인과 관련기관에서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노력한 결과다. 

우수한 품질의 감귤생산을 위해 관련 연구기관에서는 최신 재배기술을 개발 및 도입해 농가에 조기 보급시켰으며 감귤재배 농가에서는 새로운 재배기술을 잘 습득해 열심히 실천했기에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그동안 감귤 과수원에 적용한 생산기술로는 높은 이랑 만들기, 성목이식 사업, 토양피복, 액비시용, 점적관수시설, 지주대 설치 등이 있다. 특히 다공질 필름을 이용한 멀칭재배 시에는 브랜드급 고품질 감귤이 약 80% 정도 더 생산돼 일반 노지감귤보다 2.2배 더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재배기술 외에도 감귤 조수입 증대에 영향을 미친 중요 요인들도 있다.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노지감귤 재배면적을 줄였고, 온주밀감은 비가림 재배로 전환, 한라봉, 레드향, 천혜향 등 만감류는 시설재배로 전환하는 등 많은 노력이 있었다.

일례로 전체 감귤 재배면적의 10%정도 밖에 되지 않는 만감류가 전체 조수입의 25%인 2,200억 원을 차지할 정도로 농가 소득 향상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또한 감귤 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광센서선과기를 이용한 고품질 감귤 출하, 도·생산자단체·상인단체·출하연합회 등 유관기관들이 출하정보를 공유함에 따라 출하물량이 조절됐던 것도 큰 역할을 했다.

더불어, 최고 품질의 감귤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농업인에게 신속히 보급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제주감귤농협에서는 매년 브랜드감귤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브랜드감귤대학 과정을 거쳐 간 400여명의 수료생들은 제주전역에서 고품질 감귤생산의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단체 등을 통해 다양한 감귤 재배기술이 보급된 것도 고품질 감귤 생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아직도 감귤 조수입 1조원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여러  현안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내부적으로 온주밀감의 경우에는 무병묘의 지속적인 공급, 노지감귤 과수원의 해거리 발생 해결, 비상품과 불법유통 근절 등과 같은 큰 과제가 남아 있다.

그리고 만감류는 주 재배품종인 한라봉의 자근 발생으로 인한 품질저하로 소비자가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이상기상으로 새로운 병해충이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돌발적인 상황들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외적으로는 한·중 FTA의 불안감, 다른 외국산 수입과실과의 경쟁 같은 상황 등이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감귤을 세계적인 명품과실로 만들기 위한 ‘감귤산업 명품화 사업’이 제주도에서 시작됐다.

이 사업을 통해 재배농업인뿐만 아니라 모든 감귤 관련 종사자들이 하나가 되어 공동브랜드를 만들고, 지속적인 최고 품질 감귤 생산기술의 실천, 신품종의 지속적인 육성 및 재배확대 등을 이뤄간다면 감귤 조수입 1조원 달성은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엄격한 품질관리, 기후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 거점산지유통센터 중심의 생산·유통계열화 등이 뒷받침 된다면 감귤 조수입 1조 5천억 원을 달성할 날도 머지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감귤 조수입 1조원 시대의 서막을 열고 국산브랜드 감귤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 세계 명품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보자. 그러면 우리 감귤재배 농업인의 얼굴엔 웃음꽃이 자연스레 뒤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