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무게 몸무게의 10% 넘지 말아야
방수·방풍 등 보온의류 꼭 챙겨야
고열량 비상식품·렌턴·전지 필수
다리 삐었을 때 냉찜질, 관절엔 온찜질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 코발트 빛 하늘의 대명사 가을이 왔다. 이런 날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사계절 제각각 자신의 멋스러움을 한껏 자랑하는 산을 정복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 가을이다. 특히 제주는 368개의 오름이 분포해 있어 취향·신체 조건별로 고르는 재미까지 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들뜬 기분만으로 산행을 강행했다가는 자칫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가을철 산행에는 어떤 준비를 하고 시작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보온 의류·비상 식량 필수
우리나라는 추분을 중심으로 해가 짧아지기 시작해 10월 중순 경부터 약 6시 전후로 해가 지기 시작한다. 가을은 겨울로 가는 문턱에 있는 계절이므로 한낮에는 따스하던 공기가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산에서는 이런 날씨 변화가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여름 기준으로 산행계획을 세우는 것은 금물이다. 때문에 산행을 일찍 시작해서 오후 4시 이전에는 하산을 끝내거나 잠잘 곳에 도착해야 한다.

방수·방풍의류가 최고로 성능을 발휘하는 때는 봄·가을이다. 이는 겨울옷을 입을 수도, 그렇다고 여름옷을 입을 수 없는 상황에서 기온이 급강하하고 바람이 분다면, 어떤 옷을 입어도 바람이 뼛속까지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것은 방수·방풍의 뿐이다. 방수·방풍의는 가을철 산행에서 항상 배낭의 가장 손 잘 닿는 곳에 패킹을 해서 지참한다.

산행 중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땀을 흘린 뒤 불어오는 바람에 노출되면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파일자켓 또는 모남방 같은 보온의류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해가 진 후에도 계속 산행을 해야 한다면 간식과 고열량의 비상식품과 뜨거운 물, 음료를 준비한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에 대비해 해드랜턴과 예비전구, 전지를 준비해야 한다.

가을에는 뱀이나 기타 벌레의 독이 가장 강해지는 계절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뱀은 자신에게 해를 가하거나 영역을 침범했을 때 공격하는 성향이 있으므로 등산로가 아닌 곳으로 다니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벌이 가까이 왔을 때는 태연하게 반응해 벌이 자극받지 않도록 하고, 들쥐들의 배설물을 통해 유행성 출혈열에 감염될 수도 있으니 함부로 드러눕는 것도 삼가는 것이 좋다.

하산할 때 뛰면 무릎 연골 손상 위험
건강한 등산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것은 배낭과 등산화다. 배낭의 무게는 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신의 몸무게의 10%가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배낭을 고를 때는 등에 완전히 밀착할 수 있도록 허리벨트가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등산화는 너무 크거나 작지 않는 것을 고른다. 발목이 뒤틀리거나 아킬레스건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를 신는다. 끈을 단단히 묶는것도 중요하다.

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욱 위험하다. 하산할 때는 몸무게의 3~5배가 앞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넘어질 위험이 크고 심하면 무릎 내 연골인 반월상연골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무릎을 약간 굽히고 좁은 보폭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발바닥 전체로 땅을 딛으며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 때문에 하산시 뛰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배낭에 얼음물이나 아이스팩을 챙겨가면 발목을 삐었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단, 냉찜질 시간은 15분이 넘지 않도록 한다. 등산 후 24시간이 지났는데 관절이 뻑뻑하고 아프다면 온찜질을 해준다. 만약, 산행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산행의 전체과정은 4-3-3의 체력안배가 추천된다. 등산인의 평상시 체력이 10이라고 가정할 경우 올라갈 때 4, 내려올 때 3, 예비용으로 3을 비축한다는 생각으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략 1시간에 1번, 매회 5~10분 정도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가을산행 에티켓
△등산시 나무, 풀을 보호하고 쓰레기는 절대로 버리지 않는다. △산에서 흡연, 음주를 하지 않는다. △꽃이나 버섯 등을 함부로 따지 않는다. △좁은 산길에서 마주보는 사람에게 길을 먼저 양보해 서로 부딪치지 않게 조심한다. △등산 도중 사람을 만나면 가볍게 인사한다. △너무 큰 노래소리나 라디오 소리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