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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의 獨酌독작시로 여는 제주아침182
나기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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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15  18: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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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사람은
진실로 사랑한 사람이 아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사람은

진실로 작별과 작별한 사람이 아니다

진실로 사랑한 사람은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이승과 내생을 다 깨워서
불러도 돌아보지 않을 사랑을 살아가라고
눈 감고 독하게 버림받는 것이다

단숨에 결별을 이룩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아
다시는 내 목숨 안에 돌아오지 말아라
혼자 피는 꽃이
온 나무를 다 불지르고 운다
-류근, ‘獨酌독작’ 전문


‘시인 류근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충북 충주에서 자랐으며,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나 이후 공식적인 작품 발표는 하지 않았다.’
류근의 첫 시집 『상처적 체질』(2010, 문학과지성사)에 실린 약력이다. 출생 년을 밝히지 않아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요즘 이런 시집들이 많다. 그의 시들에는 사랑, 연애, 당신, 상처 같은 말들이 자주 나온다. 그 언어들은 대개 친숙한 것들이다. 만나고 헤어짐에는 별다르게 많은 언어가 필요 없는 것이다. 그의 시는 서정시의 맥을 이으면서도 새롭다. 그건 드물게 남자가 ‘상처적 체질’로 실연을 노래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여자를 보내고 혼자가 되어 술을 마신다. 이게 언제인지. 20대인지, 30대, 40대인지 알 수 없다. 그는 아마 죽도록 그럴 것 같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뛰어넘는 이 사내의 독백에 나도 가슴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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