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순복 동화작가.

 

세상 오래 살다 보니 참 희한하고 별스런 일들을 다 겪게 된다. 요즘 신세대들이(물론 전부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사용하는 국적불명의 용어와 단어들이 난무하는 것을 보며 시대를 잘못 만났나 싶어 슬프다.

얼마 전 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을 닥그네라고 부르는 이유를 몰랐고 그것이 닭에 비유한 것인 줄도 몰랐다.

솔직히 정치는 남자들이나 하는 거라는 교육을 받고 자란 구시대 늙은이기에, 또 새로이 등장하는 인터넷 용어도 모르거니와 그래도 내가 살고 있는 삼천리금수강산 대한민국의 수장이며 단 한 분 리더를 그렇게까지 불러야 하는 세대를 살아야 하는 현실이 슬펐다.

솔직히 표현하자면 가슴을 치고 통곡하고 싶다.

어떻게 대통령에게 그런 호칭들이 난무하며 심지어 대통령을 향해 어느 석상에서 몸이나 팔아라는 듣고도 믿기지 않은 말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쁜 뜻이 아니라 몸을 던져서라도 나라를 구하라는 뜻이라고 억지 해석을 읽은 적도 있지만 이 건 아니다.

나는 좌파니 진보니 개혁이니 하는 말들을 모른다. 관심도 없거니와 알 필요를 느끼지도 않는다.

그런 말들은 싸움만 하는 국회 정치인들과 정치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하는 말이고 일이라고 생각되기에. 그저 우리는 누가 대통령이 되었던지 나라가 편안하고 우리아이들이 배곯지 않으며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그런 소소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과거를 봐도 누가 대통령이 되었던들 우리의 삶이 가난하고 춥기는 늘 한결같았으니까. 상류층 사람들이야 대통령이 바뀌면 뭐가 달라도 다를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몇 번을 신중하게 소신껏 투표를 했지만 누가 수장이던 간에 내 삶은 늘 그저 그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와 의견과 생각과 사상이 다르다고 해서 내 생각대로 운전되지 않는다고 해서 선거에서 뽑힌 리더를 그렇게까지 하대해서야 어디 나라가 편안할 일인가?

이건 아니라고 본다. 나도 한 때는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바로 세워라 는 취지에 복지부장관 집 앞에서 단식 투쟁도 여러 날 했던 젊음이 있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싸우거나 투쟁한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관철시키기 위해 나 보다 우리를 위해 투쟁했던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을 낮춰 부른다고 뭐가 달라질 것인가?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래도 최다 득점으로 뽑힌 대통령을 닭에다 비유한다는 것은 동방예의지국에서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우리 제발 그러지 말자. 이왕 뽑혔으니 맘에는 들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해 달라 밀어 주지는 못 할 망정 끌어 내리지는 말자는 것이다.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오해를 풀기 위해서 변명 같은 구실을 풀어 놓거니와 나는 박씨와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집안에 정치하는 분도, 위에 잘 보여서 출세할 공무원도 없는 농도자의 딸이다.

그리고 지금도 어깨 빠져라 노동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한국의 어머니다. 정말이지 이건 아니지 않은가. 누워서 침을 뱉으면 뱉은 자신의 얼굴로 떨어지는 것은 진리일터. 제발 우리 그러지 좀 말자.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모든 국민의 마음에 다 들 수는 없지 않은가? 어느 때 대통령은 그렇게 잘했다고 평가되었는가? 우리는 긍정보다 부정을 더 많이 안고 살지는 않은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대통령은 대통령이니까 그냥 그렇게 부른다고 손해 볼 것이 없지 않는가 말이다.

대통령이라고 부르자. 정치인이여! 법은 그대들이 만드는 것인데 만들지도 못하는 법을 지키니 안 지키니 하지 말고 그대들부터 정신 차리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기를!

대한 민국의 젊은이들이여! 미래의 꿈 청소년들이여! 제발 우리의 대통령이다. 미우나 고우나 바뀌지 않는다. 그냥 대통령이라고 부르자. 제발 우리의 수장을 무시하거나 형편없이 비하시켜 외국에 부끄러운 일을 더 이상 하지는 말자. 제발. 제발. 그렇다고 필자가 애국자도 아니면서. 그래도 도리는 아는 사람으로 남은 시간을 갈무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