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대수 국립수산과학원 전력연구단장.

 

사실 요즘 방어어획량이 예년에 비하여 약 30% 정도 떨어지면서 방어를 어획하는 어민들의 마음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다.

나도 또한 방어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한 사람으로서 어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까? 우리 연안바다 “올레”로 오지 않는 방어의 유집 메커니즘은 어떻게 작용하는지? 고민해 본다. 방어와 같은 회유성이 큰 어족의 분포를 좌우하는 요인은 수온, 염분, 조류, 먹이생물, 해적생물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요인은 수온이다.

특히 멸치, 방어 등 회유성 어종은 더욱 그렇다. 연안의 바위에 부착하여 이동성이 없는 해조류도 수온의 영향에 따라 그들의 생육과 분포 범위 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2014년 10월 남해를 중심으로 한 표층과 수심 50m 수층의 수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제주도 북쪽 (남해안)에서는 높은 반면, 제주도 서남부해역에서는 낮다고 관측되고 있다. 대마난류가 제주도 동남방 해역(약 23℃)에서 강하게 분포하고 제주도 서남방해역(18℃)에서는 약하게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하여 전반적으로 수온이 높은데, 제주도 서남방 해역은 수온이 낮은 상황인 것이다.

계절에 맞는 어황을 예측하고 어획할 계획을 세우는 어민이 입장에서 수온이 높거나 낮으면 돌아올 고기가 많이 돌아오지도 않고 기다리던 수산생물이 엉뚱한 곳에서 어획되어버리는 경우도 발생하여 많은 사람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사실 지금은 아직도 윤 구월이다. 아직도 바다 수온환경은 이제야 가을이 문턱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수온과 물 때, 어장형성 등은 음력과 잘 일치한다.

방어어장을 형성하는 수온 기작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방어의 먹이가 되는 멸치, 전갱이, 고등어어장이 아직도 북쪽에 위치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상어와 같은 해적생물의 활동도 어군밀집과 조업 활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을 것이다.

추자도와 제주시 김녕 앞바다 등 전통적 방어어장의 어황도 부진하다. 전갱이는 요즘 겨울철에도 일부 계군이 남쪽으로 가지 않는 그룹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아열대화로 강남가지 않는 제비가 생기는 꼴이다. 방어를 제주도 연안에서만 계속 머무르게 할 수는 없을 까? 방어는 계절회유를 하는 어류로서 여름철에는 동해안으로 올라갔다가 북서풍이 불고, 한류세력이 확장되기 시작하면 쇠퇴하는 난류를 따라 제주도 주변해역에서 월동을 하기 위하여 남하하는데 다른 곳에서 수온도 적당하고 먹잇감도 풍부하다보이 아직도 우리나라 중부 및 남해안에 머무르는 방어군들 이 많다는 추정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해에 제주도 연안의 어황이 좋지 않는데 전문용어로 어군분산으로 어군밀집도가 낮아 어황이 나쁘다고 하며, 제주도 연안으로 가입되는 시기가 지연 되어 어획으로의 가입이 좋지않다고 표현한다.

방어도 자기의 환경여건에 맞는 회유를 하기 때문에 내려오는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성이 있으며, 예년에 비하여 본격적 어장형성 시기가 지연되거나 확 타오르지 않는 미지근한 어황으로 질질(찔끔찔끔 어획되어) 갈 것인지? 매우 염려스럽다.

그렇다면 해조류는 수온에 어떻게 적응해 갈까? 해조류 중 톳도 수온 영향을 많이 받는다. 보통 수온이 차가운 지역에서 생육이 잘되는 편이다.

이른 봄에 크기만 보아도 서귀포 연안보다 제주시 쪽의 톳이 크기가 두 배 이상 차이가 있다. 그런데 톳은 풍부한 산소요구량이 높은 해조류인데 서식지 주변이 방파제로 둘러싸여 조류소통이 완만하고 거친 파도가 없는 곳으로 바뀌면 톳이 크기가 작아지며 서식지의 면적도 점점 축소되어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11월 현재 톳의 크기는 10cm 전후로 자라고 있고 1월과 2월에 거친 파도가 치는 곳에서는 아주 빠르게 성장을 한다. 방어와 톳의 예로 수온과 환경여건에 따른 서식행태를 검토해 보았듯이 수산생물은 온도, 조류 등 변화에 적응하고 순화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환경변화에 따른 슬기로운 이용방법과 관리방향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제주도 주변의 많은 여건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만이 살길이다. 하여간에 대방어급(4kg 이상) 방어가 많이 어획되어 우리 모두가 환한 미소가 번졌으면 좋겠다. 방어야! 더 많이 돌아와 올레꾼둘의 입맛도 한번 살려 주면 안 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