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시태 이학박사, 화산지질학 전공

 

올해가 가기 전에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이미 천만명을 넘어섰다. 천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는 관광객의 취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느 관광지를 찾아 갈 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제주도내 모든 관광지마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관광지를 폐쇄하는 소동을 펼쳐야 할 것인가?

제주특별자치도는 UNESCO의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그리고 세계지질공원이다. 제주를 자연과학분야로 등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주가 화산섬이기 때문이다.

화산섬 제주는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받을 만큼 제주도 자체가 지질학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제주 세계지질공원 명소는 당연히 제주도의 화산활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됨으로써 제주도가 화산학의 보고임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세계지질공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지질공원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려야 할 것이다.

지난 2월 11일 자 본보에 ‘지구온난화에 따른 제주해안 안전관리 방안 수립돼야’라는 칼럼을 게재한 바 있다. 이 칼럼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정책개발도 중요하지만 제주를 찾은 탐방객의 안전을 위한 안전관리시스템 도입이 절실히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성산일출봉을 형성하고 있는 기암괴석 중 붕괴나 붕락이 예상되는 지점에 절리계를 부착하고 이를 모니터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하여야 함을 이야기 하면서 이러한 안전관리시스템은 성산일출봉만의 문제가 아니라 탐방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해안가의 주요 수성화산체와 산방산 등 탐방객들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지점에 서둘러 설치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지난 11월 6일 안덕면 사계리 소재 용머리해안을 산책하던 관광객이 낙석으로 인하여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 때문에 용머리해안가는 사고가 일어난 이후부터 출입을 통제하였다.

한라산보다 먼저 탄생된 용머리해안은 땅 속에서 올라오던 마그마가 물을 만나 격렬하게 반응해 분출된 화산재로 만들어진 화산체이다.

용머리해안은 화산재 분출 도중 겹겹이 쌓였던 지반이 무너지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뿐만 아니라 화구의 이동에 따라 새로운 분출이 일어나 화산재가 분출되면서 화산재가 퇴적될 때 퇴적동시성 단층이 만들어지는 등의 복잡한 양상을 갖고 있는 화산체로 세월이 흐르면서 풍화작용을 받아 현재의 모습을 갖춘 화산체이다.

용머리해안은 화산학과 퇴적학의 명소로 2014년 4월 5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길 열림 행사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1987년 용머리 해안 산책로를 조성할 당시만 해도 만조시 산책로가 바닷물에 잠기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으나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하여 용머리해안 산책로의 일부가 바닷물에 잠기는 현상이 일어나 기후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 명소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여 기후변화홍보관도 설치하면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제주 해안에서 수성화산체의 퇴적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성산일출봉외에 우도 소머리오름, 성산읍 두산봉, 대정읍 송악산, 한경면 수월봉과 당산봉 그리고 도두동 도두봉, 사계리 용머리해안을 들 수 있다.

이들 화산체는 화산폭발 당시 화산재가 물기를 머금은 상태에서 퇴적이 되어 굳어지면서 방사상(放射狀)의 절리(節理)가 만들어 지고 화산활동 기간중에 쌓인 퇴적물이 화산폭발 충격과 함몰로 인해 화구 가까이에 퇴적동시성 단층(斷層)이 생성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방사상의 절리와 퇴적동시성 단층이 발달한 수성화산체는 해안가에 분포하고 있는 관계로 풍화·침식이 가속화 되면서 절리면과 단층면을 따라 암석이 쉽게 떨어져 나가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만들어 내게 됨으로써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경관을 연출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에 와서 강수와 바닷물을 함유한 바닷바람과 거센 파도는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 명소를 위협하고 있으며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는 관광객들의 출입이 잦은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 명소에서 붕괴나 붕락이 예상되는 지점에 절리계를 부착하고 이를 모니터로 실시간 확인하여 탐방객들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안전관리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