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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내년도 예산안이 진통 끝에 부결 처리됐다.
제주도의회는 15일 오후 2시부터 속개한 제324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 과정에서 상정한 2015년도 예산안 등에 대해 재석 37명 중 반대 36명, 기권 1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원점에서 예산안을 재편성해 다시 의회에 제출하고, 도의회 역시 원점에서 이를 재심의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제주도에서는 2010년과 2011년에도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날 표결에 앞서 구성지 의장은 원희룡 지사에게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좌남수)가 수정 가결한 2015년도 예산안 등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었으나 원 지사는 작심한 듯 예산안 심사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원 지사가 준비된 원고를 낭독하며 이번 계수조정 결과와 도의회 심의과정, 계수조정 결과에 대한 입장 등을 말하자 결국 구 의장은 “동의 여부 의사만 밝혀달라”고 요청했고, 원 지사가 이에 응하지 않자 몇 차례 경고 끝에 정회를 선포했다.
20분 뒤 속개한 회의에서도 원 지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구 의장이 다시 한 번 ‘동의’ 여부를 묻자 원 지사는 “도의회에서 증액한 항목에 대한 설명이 없어 동의 여부 판단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금이라도 증액 지출에 대한 타당한 이유에 대한 최소한의 자료라도 제시해 주면 검토 후 항목별 동의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구 의장은 원 지사에게 “부동의한 것으로 간주해도 되겠나”라고 확인한 뒤 원 지사가 가타부타 의견을 밝히지 않자 “도지사가 동의여부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의원들에게 표결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구 의장은 폐회사에서 “제주도의 ‘독점적 예산 편성’이 원인”이라며 “도지사가 도의회 및 도민과 ‘협치’해 슬기롭게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제주도 또한 이날 오후 4시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감’을 표시한 뒤 “법률이 보장한 증액예산 동의권을 되새겨주기를 다시 한 번 당부한다”며 “무더기 감액해 쪼개기식 증액 행태를 벗어나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원칙을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박영보 도 기획조정실장은 “가능한 한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 회기 중 새 예산안을 편성해 제출, 심의 및 의결을 완료해 올해를 넘기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의회 예결위는 14일 오후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2015년도 예산안을 수정 가결하면서 3조8194억 원 가운데 408억300만 원을 계수조정했다. 이는 총 예산의 1%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해 계수조정 529억 원과 비교해서는 2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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