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극장가에 한국과 미국영화 자존심 싸움이 벌어진다. 영화 <호빗:다섯 군대 전투>와 <국제시장>이 개봉을 앞두고 나란히 예매율 1, 2위를 차지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에 따르면 실시간 예매율 1위는 <호빗:다섯 군대 전투>, 2위는 <국제시장>이 차지했다. 두 영화 모두 오는 17일 개봉한다. 이외에도 <민우씨 오는 날> <마미>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등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호빗:다섯 군대 전투>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승리한다

2001년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를 시작으로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이어 <호빗:뜻밖의 여정>, <호빗:스마우그의 폐허>, 그리고 대단원을 맺을 <호빗:다섯 군대 전투>까지 장장 13년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여정의 마지막이 마침내 공개된다.

<호빗> 시리즈로는 마지막 이야기지만 내용적으로는 중간계의 향후 60년, 즉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연결되는 새로운 시작의 서막이기도 하다.

스마우그의 용이 죽은 뒤 남은 황금과 보물을 찾기 위해 모여든 인간, 엘프, 난쟁이, 오크의 전투를 그렸다.

이런 외적인 전투 외에 주목할 점은 외부의 적만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도 함께 병행된다는 것. 탐욕을 극복하고 우정, 신뢰, 명예 등 소중한 가치를 찾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화합이 완성된다.

난쟁이 족은 에레보르에 있는 엄청난 보물을 되찾지만 무시무시한 용 스마우그가 호수마을의 무기력한 주민들을 공격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소린이 탐욕에 눈이 멀어 우정과 명예를 저버린 채 왕의 보물 아르켄스톤을 찾는 동안 암흑의 군주 사우론은 오크 군대를 보내 에레보르에 기습 공격을 감행한다.

시리즈 마지막 편답게 가장 큰 스케일의 전투 장면이 그려진다. <반지의 제왕> 팬들에겐 13년을 이어온 시리즈 마지막 편이란 점에서 기대가 크다. 올 겨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최고 기대작답게 관객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러닝타임은 144분. 이 중 45분에 달하는 전투 장면은 백미다. 2D 버전과 3D, HFR 3D 등 다양한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모험·판타지/감독 피터 젝슨/마틴 프리먼(빌보 배긴스)/이안 맥켈런(간달프)/리처드 아미티지(소린 오큰실드)/17일 개봉/12세 관람가.

<국제시장>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

휴먼 재난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5년 만에 <국제시장>으로 돌아왔다.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네 아버지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타이틀이면서 주요 배경인 ‘국제시장’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윤제균 감독은 “과거 피난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현재까지 서민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일상의 소박한 꿈과 희망이 움트는 공간”이라며 “눈부신 발전과 빠르게 발전하는 현 시대에 조금은 느린 걸음으로 변해가는 시장에서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삶을 통해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주인공 ‘덕수’를 통해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 살아온 격변의 시대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국제시장> 제작진은 현대사에 기록된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하는 서사드라마를 재현하기 위해 각종 인터뷰 자료와 역사 다큐멘터리를 연구하고 검토했다.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황정민이 주인공 ‘덕수’를 조각했다. 그는 ‘덕수’라는 인물에 대해 “이 땅에서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짧게 강조했다.

황정민 이외에도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라미란, 김슬기 등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참여, 환상의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영화의 완성도에 한 몫한 부분도 주목거리다. 영화계 최고의 스탭이 총동원 됐다는 것.

<도둑들>의 최영환 촬영감독, <괴물>의 류성희 미술감독, <관상>의 이병우 음악감독, <명량>의 권유진과 임승희 의상감독 등 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페셜리스트도 대거 참여했다.

■드라마/감독 윤제균/황정민(덕수)/김윤진(영자)/오달수(달구)/17일 개봉/12세 관람가.

<민우씨 오는 날> 오늘도 당신을 기다립니다
서서히 자신의 모든 것을 잊어가는 여자 ‘연희’가 오래 전에 헤어진 연인 ‘민우’를 기다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으로 이름을 날린 강제규 감독의 3년 만의 작품이다. 28분자리로 제작된 단편영화인 <민우씨 오는 날>은 한 여인의 삶을 시대에 맞물려 분단국가라는 아픈 역사와 이산가족의 슬픔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월 개봉한 공리 주연의 ‘5일의 마중’과 줄거리가 맞닿아 있다. 문채원과 고수가 호흡을 맞췄다. 유호정, 윤다훈, 김수로의 카메오 출연으로 영화가 더욱 풍성해졌다. 드라마. 18일 개봉. 전체 관람가.

<마미>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사랑’이잖아
<아이 킬드 마이 마더> <하트비트> <로렌스 애니웨이> <탐엣더팜> 등 불과 스물다섯의 어린 나이로 전세계 영화제를 석권하며 ‘칸의 총아’로 떠올랐던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마미>는 제67회 칸영화제에서 장 뤽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과 함께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 많고 속 깊은 엄마 ‘디안’과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사랑하는 유별난 사고뭉치 아들 ‘스티브’, 따뜻한 이웃집 여인 ‘카일라’ 등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세 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자비에 돌란이 직접 창조한 세계에서 희망이란 누구나 꿈꿀 수 있는 권리란 것을 감독 스스로 보여준다. ‘가장 보통의 사랑’이라는 메시지로 사랑과 희망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이야기한다. 드라마. 18일 개봉. 15세 괌람가.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그녀들의 욕망이 충돌한다
20년 전 여주인공 시그리드를 맡아 스타덤에 올랐던 작품의 리메이크에서 주인공이 아닌 여주인공에게 빠져드는 상사 헬레나 역을 맡게 된 톱 배우 마리아가 여배우로서의 삶과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리아 역을 맡은 ‘줄리엣 비노쉬’는 “실제 연기하는 내내 자신의 현재 모습이 반추되며 오는 두려움을 느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보인 것 같았다”고 말했을 정도. 여배우이기 이전에 여자로서 느낄 젊음과 아름다움 사이의 깊은 고뇌, 갈등은 여성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드라마. 18일 개봉.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