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Aged society)’, ‘자동화된 스마트 디지털(Automated smart digital)’, ‘아시아의 부상(Asia emerging)’.

미래 고용생태계를 움직일 3대 핵심동인(3A)이다.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유길상)은 지난달 24일 ‘미래의 직업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고령사회 등 향후 직업세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대 핵심 동인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출현 가능한 미래 직업 10가지를 선정한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를 통해 미래에 유망한 직업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3대 핵심 동인 따른 변화양상

보고서에서는 미래 우리 사회가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 부족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및 바이오와 관련해 다양한 신사업들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화된 스마트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단순 반복적인 일자리를 대체하는 결과를 불러온다.

반면에 ‘감성’, ‘상상력’, ‘창의력’을 지닌 인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게 된다.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의 취향과 감성 등에 따라 다양한 생활양식을 추구하게 함으로써 산업 구조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신흥 개발국들의 소득 향상과 인구 증가로 인해 아시아는 정치 경제의 중심지로 부각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 인해 국가 간 인재 교류가 촉진될 전망이다.

이들 3대 핵심동인의 융합으로 다가올 미래에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직업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우선, 바이오프린팅으로 대표되는 3D프린터를 활용해 인공장기나 인체 조직을 만드는 ‘인공장기조직개발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신체 일부가 절단된 사람도 3D프린터를 통해 자신에게 최적화된 인체 조직을 이식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이 3D 프린터로 ‘출력’한 인공 귀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임상실험을 앞두고 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13년 코 없이 태어난 몽골 어린이에게 최첨단 기술인 3D 프린팅 인공 기도 지지대를 이식시키고, 코를 만드는 수술을 한 사례도 있다.

노화로 인한 골격이나 근육의 퇴행 등을 보완할 수 있는 입고 벗을 수 있는 골근격증강기를 개발하는 ‘탈부착골근격증강기연구원’의 출현도 기대된다. ‘600만불의 사나이’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얼굴 표정이나 음성 인식을 통해 상대방의 의도를 미리 파악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오감인식기술자’가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오감인식기술은 소비자 행동 분석이나 운전자의 안전 운행, 장애인의 보행에 적용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빅데이터 활용

사물인터넷의 발전과 도시화의 진전에 따라 향후 넘쳐나는 도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도시대시보드개발자’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시보드는 자동차의 계기판처럼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비교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나의 공간에 표시하는 장치를 말한다.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물을 데이터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사물의 범주를 구분하고 각 범주마다 개체를 식별할 수 있도록 분류체계를 개발하고 표준화해 인증하는 역할을 하는 ‘사물데이터인증원’도 미래에 눈여겨 볼 직업으로 꼽혔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발달로 인해 개인의 출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보관하면서, 의뢰인이 필요할 때 해당 정보를 생생하게 재생해주는 일을 담당하는 ‘기억대리인’도 나타날 것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의뢰인의 안 좋은 정보를 찾아 안전하게 제거해주는 일을 하는 ‘데이터소거원’은 정보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꼭 필요한 직업이 될 전망이다. 현재에도 인터넷 상에 자신에 대한 정보를 지워주는 일을 대행하는 업체들이 활약하고 있다.

‘아바타 개발자’는 뇌와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활용해 영화에서처럼 인간을 대체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홀로그램 형식으로 실제 생활에서 작동할 수 있게 한다.

◆아시아 부상에 따른 변화상도

신흥 아시아 국가의 부상에 따라 국가 간 인재 이동이 활발해지면 인재 채용을 대행하고 현지 적응을 돕는 ‘국제인재채용대리인’의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의 경제와 권력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면서 인종, 국가, 민족, 종교 등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 간에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런 갈등을 예방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일을 하는 ‘문화갈등해결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IS(이슬람 국가) 사태를 보면 어떻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미래는 이미 여기에 와 있다”는 말이 사실로 느껴질 정도로 현실과 멀지 않은 느낌의 직업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