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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까이도 하지 말고 너무 멀리도 하지 말라는 뜻인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은 기자들이 취재원과 관계에서 꼭 지켜야 할 신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습 기자시절, 선배들에게 “사실을 넘어 진실을 좇으라”는 말과 함께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들어온 말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이 뜻을 모르는 기자가 있다면 아마도 그는 간첩이거나 사이비 기자 일 것입니다.
육지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제주신문>에서 몸을 담기 시작하며 한동안 잊고 지냈던 ‘불가근 불가원’이란 녀석이 내 안에서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제주에 내려와 기자 일을 다시 시작하며 한 발 물러서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정(人情)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기자란 직업의 본질이요, 해야 할 당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시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제게는 큰 고통이기도 합니다.
사회 부조리에 대해서 용기 있게 칼을 들 줄 알고, 사회적 약자의 아픔에 대해서 함께 눈물을 흘리는 기자이고 싶습니다.
독일 최고 권위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을 창간한 루돌프 아우크슈타인의 평전 내용 가운데 “저널리스트는 선거에 이기고 정당을 후원하라고 위임장을 받은 게 아니다”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이는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정치, 사회 공익을 위해 비판할 내용이 있다면 누구든 가리지 말고 비판하라는 의미 일 것입니다.
이 감각을 계속 견지해 나가고 싶습니다. 혹여 제가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저를 아는 독자 분들은 가열한 죽비소리를 내려주십시오. 언제든 달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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