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두번이나 퇴짜를 맞은 상가리 관광지 개발사업에 대해 오늘 세번째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강행하려고 해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센 모양이다. 지난 두 번의 심의에서 입지 부적정 등을 이유로 재심의 결정이 이뤄진 사업을 어떻게든 밀어붙이려 한다는 이유다.

상가리 관광지는 ㈜청봉인베스트먼트가 애월읍 상가리 바리메오름 아래 중산간 44만㎡ 부지에 2000억원을 투자해 한류문화복합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곳은 해발 600m에 이르는 지역으로 당초부터 중산간 파괴와 경관 훼손 등 입지 문제가 제기돼 왔다.

특히 이곳은 산록도로에서 한라산방향에 자리잡고 있어, 지난해 원희룡 제주지사가 발표한 ‘대규모 개발사업 가이드라인’에도 저촉된다. 원 지사는 당시 “산록도로 기준 한라산방면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한 경관과 생태환경이 유지되도록 관리하겠다”며 “보전기준 정비 이전이라도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했다.

때문에 제주도가 ‘신규사업이 아닌 추진중인 사업’임을 내세우는 것은 원 지사의 발언을 ‘공수표’로 만드는 것이다. 더욱이 사업부지의 44.2%가 국공유지로 전수조사결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인 애기뿔소똥구리가 집단서식하는 등 생태계 1등급에 해당돼 인위적인 시설은 물론 형질변경도 금지되는 곳이라 한다.

이런 상황에 제주도가 별다른 여건 변화도 없이 세번째 상가리 관광지 환경영향평가를 강행하며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면 ‘뭔가 구린게 있는게 아니냐’는 도민들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가 할 일은 국공유지까지 사업부지로 내주지 못해 안달하는게 아니라,환경영향평가 조례를 고쳐 심의위에 부동의 권한을 부여해 제주의 최고자산인 환경과 경관을 파괴하는 탐욕스런 개발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