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주의 부동산 정책은 제주의 미래와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다. 다른 지방과 달리 섬이라는 제한된 지역이어서 가장 효율적인 이용 및 관리대책이 절실하다. 아마도 그 중요성을 모르는 도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여전히 제주도가 그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부동산은 관광개발 논리에 압도돼 국·공유지까지 개발에 필요하다면 기다렸다시피 사업자에게 매각해 버리는 안타까운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어느 지역보다도 토지를 공개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제주도가 개발지상주의에 안주해 사업자 위주의 토지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2
외지인 토지 잠식이 급증하고 있는 데도 원희룡 도정은 여태껏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 해 7월 민선6기 제주도지사로 부임할 당시 “토지 매각을 함부로 해선 안 된다”며 “개발에 필요한 토지를 매각이 아닌 임대방식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관리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토지 투기 지역인 제주도에 있어 토지 공개념 적용은 아주 중요하다. 공공적 의의가 큰 토지에 대해 소유권을 제한하는 것은 토지가 국민(도민)의 생활기반이라는 점에서 필요한 것이다.

                    3
특히 원 도정은 시민단체와 많은 도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애월읍 상가리 관광개발사업을 끝내 허가하려 하고 있다. 제주도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는 지난 17일 상가리 관광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를 심의하고 멸종 위기종인 ‘애기뿔소똥구리’ 보호방안을 마련하고 사유지 매입은 주민동의를 받도록 하는 등의 단서를 달아 조건부 동의했다.
원 도정은 이곳 사업예정지에 포함된 공유지를 매각이 아닌 임대로 하는 방식과 사유지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전과 다른 개발방식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수려한 중산간 환경과 경관을 훼손하는 개발사업이 될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의 민간소유 토지 수용 개발의 대법원 위법 확정 판결은 사업자가 원하면 토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개발 우선주의 관행에 제동을 거는 판결로 원 도정의 토지관리 정책의 지침서가 돼야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역시 대규모 토지를 헐값에 매입해 비싸게 되파는 일을 해선 안 된다. 토지 공개념의 정신을 살려 더 이상 예래단지 토지 수용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