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5단계 제도개선과제를 담은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28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한다. 이 법안은 다음달 5일 폐회되는 이번 임시회 혹은 6월 임시회 본회의에서 처리돼 시행될 예정이지만,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보통교부세 총액의 3% 초과시 추가교부 조항이 삭제되는 등 열악한 제주도의 재정 확충을 위한 근본 방안을 담지 못한 것이 문제다. 오는 6월 임시회에서 재논의한다지만 6단계 제도개선을 위한 특별법 개정이 언제 이뤄질지 의문이다.

일정규모 이상 외국인 토지매입에 대한 도지사 허가 조항이 유보된 것도 중국자본의 제주 토지 잠식에 대한 우려를 감안할 때 그러하다. 교육·학예 사무에 대한 도교육감의 법률의견 제출권이 반영되지 않은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총액이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옛 국도 유지·관리에 대한 국비지원 근거를 확보한 것은 ‘가난’한 제주도지방정부 입장에서 큰 선물이다. 제주해군기지 지역발전사업 국고보조금을 최대 80%까지 인상 지급할수 있게 한 것도 상당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

제주도 감사위원의 정치적 중립과 행정시 인사위원회 설치 근거 마련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그러나 지난 2011년 과제선정때부터 5년을 공들인 ‘작품’ 치고는 실속이 많지않음을 부인할수 없고, 도대체 언제까지 특벌자치도 제도개선에 매달려야 하는지 한숨만 나온다.

‘무늬’만 특별할뿐 제주를 ‘보통’ 자치도들 중 하나로 전락시킨 정부의 무책임과 무성의를 질타하는 것도 신물이 날 지경이다. 진정한 특별자치도 제주는 홍콩특별행정구와 포르투갈 마데이라처럼 헌법에 특별한 지위와 재정자주권,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 의무를 명시해 형평성 논란을 잠재우는데서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