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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지난해 3월31일 성(性) 평등사회를 실현하고 여성의 사회참여 등 여성·가족정책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출범했다. 각분야에 대한 여성의 참여 폭을 넓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기구로 도민적 관심 속에 설립됐다.
그러나 출범 1년만에 드러난 여성가족연구원의 도덕적 해이는 그야말로 가관이다. 지난 8일 제주도감사위원회가 공개한 2015년도 종합감사 결과(본지 6월9일자 3면)는 도민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것으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연구직을 공채하면서 2급 응시자를 3급으로 조정해 합격시킨 행위와 연구사업에 직원의 배우자와 자녀를 각각 전문가 면접원, 녹취정리원으로 활용해 보수를 지급한 사례 등은 직무 해이의 극치라 할 만하다.
일반 기업체도 인사 등 모든 업무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물며 공조직이 이처럼 원칙을 무시한 업무행태를 보이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제주도가 출연한 다른 기관들의 조직 운영도 이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도감사위는 다른 조직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감사를 벌여 사조직처럼 기관을 운영하는 사례를 가려내 행정조치는 물론 사안에 따라 과감히 수사 의뢰해야 한다.
도감사위의 관행화된 온정주의 징계처분 요구도 각 기관의 직무해이를 야기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더 이상 경징계·경고·시정·주의 등 솜방망이 처분이 아닌 중징계 요구로 모든 기관이 투명한 조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도감사위는 잘못을 저지른 직원에 대해서만 징계 요구 등의 조치를 할 게 아니라, 고위 직급 또는 기관장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여성가족연구원 감사에서 기관경고에 그친 것은 부실운영의 정도에 비해 너무 미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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