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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 추천 문제를 놓고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도의회가 집행기관이 수용하기 어려운 직원 인사 추천권을 요구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칫 지난 연말 올해 예산안 늑장 처리로 인한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이 재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구성지 도의회 의장이 발의한 ‘제주도의회 사무처 직원 추천 등에 관한 조례안’ 중 집행기관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부분은 의회사무처 이외의 전출시 직원 추천(제2조) 및 추천 대상자 배수 미규정(제5조), 의회사무처 직원 우대(제7조) 등 의장의 추천권을 강화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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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보았듯이 도-도의회는 건전한 견제를 통해 상생하려고 하기 보다 사사건건 다투며 권한 추구에 집착하는 무모한 경쟁관계에 놓여 있다. 이는 도민들이 요구하는 바람직한 집행기관과 의회상이 아니다.
도의회 의장의 사무처 직원 인사 추천권을 둘러싼 갈등 역시 감정적인 대응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번 조례안이 앞서 도의회 의장이 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인사발령 처분 무효 확인 등 청구’ 소송이 원고 적격 문제로 기각된 데 따른 명확한 추천권 규정 마련을 위한 것임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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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추천 대상자 3배 이상은 도의회 의장의 추천권이 무의미해질 수 있는만큼 2배수로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제주도의회는 원칙적으로 사무처 직원의 인사권이 집행기관장에게 있음을 인정하면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의장의 인사 추천권 확대를 주장해야지, 막무가내로 인사권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며, 이치에도 어긋난다.
하긴, 도의회가 사무처 직원 추천권 강화를 쟁점으로 들고 나오게 한 원인 제공자는 원희룡 지사다. 올해 초 도의회 의장의 추천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무처장 인사를 단행해 도의회의 반발을 샀다. 도의회로선 관행을 깬 인사여서 가만히 두고볼 수 만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산안 파동을 지켜보면서 격노한 도민들을 또다시 화나게 하지 않겠다면 사전 충분한 대화를 통해 조례안을 처리해야 한다. 집행기관과 대의기관이 매사 법률에 따라 본분에 충실한다면 갈등과 충돌이 일어날 수 없다. 도-도의회는 끝까지 대화하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도민이 공감하는 사무처 직원 추천 조례안을 제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