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신문 DB.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가 가끔 실수로 과속이나 신호위반으로 적발돼 과태료나 범칙금을 부과받는 사람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매번 자연스럽게 교통법규를 위반하면서도 단속에 적발되지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교통법규를 잘 지키다가 우연한 실수로 적발돼 좋지 못한 처우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 착한운전 실천으로 벌점 감경
 
평소 모범 운전으로 마일리지를 받은 사람들이 교통법규 위반으로 벌점을 받게 될 때 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 2013년 8월부터 경찰청에서 시행한 ‘착한운전 마일리지제도’다.

신용카드·백화점에서 추진하는 마일리지 상품처럼 일정부분 성실히 조건을 이행하면 마일리지를 채워 주는 것으로 무위반·무사고로 일정시간이 경과되면 마일리지를 부여하고, 벌점이 발생할 경우 마일리지를 통해 감경하는 것을 말한다.

■ 왜 이런 제도가 생겨났나

법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교통법규 준수의식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단속 등 규제에 따른 방법만으로 국민들의 교통질서의식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경찰청은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당국의 판단에 따라 착한운전 마일리지제도가 시행됐다는 것이다.

제도 시행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 스스로가 교통법규를 지키려고 노력해 자발적인 준법의식이 높아지고 교통안전도 확보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무위반·무사고 서약서를 경찰서에 접수

제도를 활용하려면 먼저 서약서를 경찰서에 접수해야 한다.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파출소)를 방문해 ‘무위반·무사고 준수 서약서’를 제출하거나 교통범칙금 인터넷 납부시스템(http://www.efine.go.kr)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무위반·무사고’란

제도에서 설명한 ‘무위반’은 서약 기간에 도로교통법 제93조에 따른 운전면허의 취소·정지처분이나 동법 제156조에 따른 처벌, 제160조 제2항과 3항에 따른 과태료 처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도로교통법 제93조는 음주운전, 음주측정 거부, 운전 중 고의나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차량절도, 자동차를 이용한 살인 등 범죄행위, 운전면허 대리 응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동법 제156조에 따른 처벌은 경찰공무원의 운전면허증 회수를 거부하거나 방해한 사람, 제한이나 조치를 위반한 차량의 운전자 등으로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에 처한 경우를 뜻한다.

이어 ‘무사고’는 서약기간 중 상해나 사망 등 교통사고를 유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서약기간 중에 면허 취소·정지·범칙금 통고처분·과태료 처분을 받지 않으면 무위반이고,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는 교통사고를 유발하지 않으면 무사고라는 것이다.

■ 서약은 어떤 방법으로 활용하나

서약서를 접수하고 1년간 서약 내용을 지키면 착한운전 마일리지 10점이 적립된다.

■ 서약 실천기간 중 사고가 날 때는

서약 실천기간 중에 교통사고를 유발하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할 때는 그 다음 날부터 다시 서약할 수 있고, 서약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해마다 무위반·무사고 서약을 하고 지키면 마일리지가 10점씩 계속 누적된다는 것.

또한 착한운전 마일리지는 면허정지 처분을 받아 면허 벌점을 빼지 않는 한 계속 유지된다.

이러한 내용들로 선행 운전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에 알맞은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것 또한 제도의 취지다.

■ 어떤 사람들이 서약에 나섰나

제도가 시행될 당시 서약을 약속한 사람은 축구감독 박경훈(제주청)·축구선수 이동국(전북청)·야구선수 진갑용(대구청)·강민호(제주청)·한국야구위원회 박정태 위원(전 야구선수) 등 스포츠 스타들이다.

이어 탤런트 최란(경기청)·영화배우 정준호(충남청) 등 연예인들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강원청) 등 유명인사들은 물론,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여성 팜피응아씨(대전청), 울산 교통법규 준수 모범시민 홍주희씨(울산청), 충북 최장기 무사고 운전자 김의융씨(충북청), 영주 풍기향교 장의 서효석씨(경북청) 등 지역사회에서 활동해 온 이웃들도 서약에 솔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 현재 시점에서 바라본 제도

제도가 시행된 지 어느 덧 2년이 다 돼가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법에서 정한 교통법규를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다시 약속 받는 것은 다소 애매한 의미일 수 있다”고 말한다.

법을 잘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성실하다는 이유로 위법행위를 눈감아 줘야 하는 것이 정당하냐는 얘기다.

이 밖에 제도가 본래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롱면허를 두고 하는 지적이다.

예를들어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서약한 운전면허 소지자가 장기간 운전을 하지 않았다면 운전으로 인한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유발할 가능성이 없다.

1년동안 운전을 하지 않고 서약만 했어도 마일리지 10점이 적립되고, 이후 교통법규를 위반할 때 착한운전을 했다는 것으로 보고 벌점을 감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운전을 하지 않고도 착한운전을 한 점을 들어 벌점을 감경한다는 의미가 돼 버린다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