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토교통부가 제주영어교육도시내 국제학교의 이익잉여금(과실송금) 배당을 허용하기 위한 절차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를 반대하하는 각계 도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일방적 제도 도입 추진이어서 도민사회의 저항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과실송금 허용을 명시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국토부는 오는 9월 이를 정기국회에 상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의회와 제주도교육청, 시민단체 등 많은 도민이 반대하는 제도를 왜 굳이 도입하려는 것인지 국토부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2
현재 국제학교의 과실송금 허용을 찬성하는 쪽은 정부정책에 반대할 수 없는 제주도와 국토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국제학교를 해외자본 유치의 수단으로 보는 국토부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학생 등록금 수입이 학교측에 돌아가게 되면 더 많은 국제학교를 유치될 수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볼때 기업의 논리에 집착한 학교가 순수한 교육기관이 될 리 만무하다. 학교는 저절로 학생을 하나의 상품으로 생각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을 드러내게 된다.

          3
국토부가 도민사회의 상충된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려는 것은 지방자치시대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지방자치는 지방의 현안을 주민들 스스로 해결하는 것을 대전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국제학교 운영 방식을 자신의 잣대에서 재단하려 하지 말고, 지방의 입장에서 도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려고 해야 한다.
지금 국토부가 할 일은 특별법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 도민의 반대 의견을 받아들여 보류하는 것이다. 만약 이 제도를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면 반대하는 도민과 교육계를 설득한 후 추진해야 한다.
가령, 특별법상에 이익잉여금 비율을 10% 이내로 최소화하는 조항을 명시하는 것도 한 방안일 수 있다. 국토부가 생각하는 과실송금 40~50%는 너무 높은 비율이어서 도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내 3개 국제학교가 들어선지 이제 겨우 3년이다. 아직은 시행 초기 단계로 성공적 추진에만 몰두해야 할 때다. 국토부는 과실송금 논의 자체를 2~3년 후로 미루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