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는 환경이 인간을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닌 제주는 축복의 땅이 되고, 도민들도 축복의 시대를 누리게 될 것이다. 다만, 지금의 제주환경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고 보존될 경우의 얘기다.
제주도가 추진하려는 미래비전 설계 역시 환경가치에 방점이 두어지지 않으면 기대효과는커녕 서울 등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지역이 되고 말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정책이 지속될 경우 섬 전체가 도시화된 싱가포르처럼 될 수도 있다.
제주미래비전 수립 용역 제2차 추진상황 보고회가 지난 4일 제주도청에서 열려 6개 분야 추진 전략과 실행계획이 설명됐다. 아직은 최종 용역 결과를 확정하기 전 단계의 기본 구상안에 불과하지만 자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개발지향적으로 용역이 수행되고 있는 것같아 우려스럽다.
핵심 키워드로 ‘청정과 공존’을, 슬로건으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를 제시한 점은 평소 익숙한 말이긴 하나 미래 제주비전에 합당한 구호로 평가된다.
여기에 상주 인구 100만명 시대를 전제로 한 구상도 인구 증가추세로 보아 공감이 간다. 하지만 미래비전 구상안의 면면을 보면 어떻게 ‘청정과 공존’을 유지하는 미래의 제주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 청정 환경을 제주 최고의 가치로 지키겠다는 것보다 오히려 이런저런 관광객 유치 시설을 확충하고 각종 개발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압도하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는 게 아니다. 하와이는 연간 관광객이 제주처럼 1000만 명 이상 찾는 관광지가 아닌데도 여전히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제주관광도 양적(관광객수) 관광에서 질적 관광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따라서 이런 수준 높은 관광지가 되려면 제주미래 비전이 개발지향적이 아닌 환경가치 보존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아름다운 환경 제주’ 자체가 바로 제주의 미래 비전이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