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부임춘

제주관광의 파산을 부른다던 2004년 성매매특별법 제정 11년을 맞았다. 당시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상공인들은 국회와 정부부처를 찾아 법제정 저지에 나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성매매금지법이 제정될 경우 제주관광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매매금지 특별법 제정 이후 유흥업소와 종사원들도 하나 둘씩 제주를 떠났다. 소위 일본인들의 기생관광이 주를 이루었던 외국인 관광객도 급감했다. 하지만 제주의 지도자들의 예견과 달리 향락산업의 사양은 곧 제주관광에 위기가 아니라 제주발전의 상당한 기회로 다가왔다. 제주관광을 천혜의 자원과 종교역사 제주인들의 삶의 역사를 접목한 제주세계자연유산 등재, 제주올레길,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성지순례길 개척, 각종 스포츠 유치 등과 같은 관광 상품개발로 이어지며 세계적 관광 트렌드인 힐링과 맞물리며 제주의 새로운 관광시대를 열었다. 현재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지난 2004년 493만 명에서 내·외국인 포함해 1300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10년 만에 이룬 제주관광의 역사이자, 반면 향락 산업에 의존했던 제주 지도자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또 다시 대중국 개방이 몰고 온 향락산업에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우 도정에 이어 원 도정 역시 대도민 약속과 달리 노형동 드림타워에 중국 대규모 자본에 카지노 허가를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물론 이를 물꼬로 중국자본은 물론 개발사업 지구마다 외국인카지노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다른 특급 관광호텔 내 카지노사업 허가권을 매입해 하겠다는데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그러면 카지노 사업을 반대하는 제주도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유력 방송이 카지노 도박 상품 실태를 보도해 전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20세기 말 엔화가치로 가난한 제주에서 일본인들이 즐기던 기생관광에 이어 이제 21세기에는 중국에 매춘을 겸한 도박장으로 내어 줘야 할 판이다. 그동안 제주 스스로 지키고 가꾸어 온 청정 제주의 자존감마저 상실하게 된 제주의 처지가 그저 우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