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치 파는 아줌마

오일장 하면 아직도 우리의 머릿속에는 구수하고 정감이 넘치는 장터라는 의미로 깊숙히 자리잡아 있다.

이런 의미에도 갈수록 발달하고 발전하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인터넷에 밀려 점차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아쉬운 시점이다.

지난 9월 7일부터 본지에 도내 오일장의 이야기를 7차례에 걸쳐 연재했던 이수길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박장대소

▲ 장터 난방기구

▲ 태양을 피하는 방법

시간적 경제적 문제 등으로 7차례로 연재를 마쳤지만 그는 8년동안 전국의 오일장 500여곳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냈다. 그는 부산일보 등에도 오일장 연재를 실어왔다.옹골차게 오일장만을 취재하고 그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그에게 그 이유와 취지 등을 들어봤다.

△작가가 바라보는 오일장은.
대한민국의 저력과 고유한 정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는 위대한 곳이다. 서민들의 고유한 생활문화의 터전이요, 평생 보따리 장사로 자식들을 먹이고 키우고 가르쳐 훌륭한 나라의 기둥을 만들어낸 삶의 현장이다. 한가지 업을 평생 유지하며 살아온 장인정신도 눈여겨 볼만하다.

△오일장만을 8년이나 기획해온 이유는.
공간이 다양한 사회적 이유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서민들의 생활공간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 아쉬움으로 고유한 삶의 문화와 장인정신을 기록하고 교육적인 자료로 계승하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10월 말을 기준으로 국내 오일장터를 모조리 순례했다. 전국 535개 오일장터를 찾았고, 최단기 8년간 지역의 5일장터를 취재하고 촬영한 예는 없다고 본다.

△오일장을 찾으며 아쉬웠던 점은.

△에피소드나 가슴이 찡한 사연이 있다면.
새벽에 도착한 장터가 농기구나 주차장으로 변해 있는 모습을 보면 황당하기도 했다. 또다른 장터에선 상인 4~5명만이 장사를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그래도 해오던 장사이고, 간간이 찾아오는 단골손님이나 노인 고객들과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었을땐 답답함으로까지 느껴질 때가 있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오일장은 삶의 현장이고, 우리 부모세대가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그곳에는 모정의 세월을 살아온 강인한 모성애가 있고 장인정신이 살아 숨쉰다. 오일장터 문화를 이해하고 가르칠 필요가 있다.

△제주지역 오일장과 다른 지역 오일장과의 차이가 있다면.
제주지역은 현재 10여 개 지역에 각각 오일장이 형성돼 있다. 크고 작은 장이 서고 사람이 모인다. 제주는 특별자치도이고 세계자연유산이 등재된 최고의 섬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사계절을 불문하고 몰려들고 있다. 제주는 비와 바람이 많은 곳으로 난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충이 완벽하게 해결돼 있는 점과 신토불이 농산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할머니들만 모여 장사하는 장터를 별도로 마련하고 있어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제주신문이나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주지역 오일장의 사활은 결국 지역주민들의 생활패턴에 달려있고, 제주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에 달려있다. 그런 측면에서 그들이 제주라고 하는 특수한 지역을 찾아오는 이유처럼 오일장터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도록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지역적 특수성을 살려야 하고 개발해서 활용해야 한다. 그것은 결국 도민들의 몫이라고 본다.

이수길 작가가 2008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꼬박 8년동안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발도장을 찍은 장터는 535곳이다.

그는 이같은 내용들을 토대로 장터관련 책자를 내기도 했다. 모두 4권으로 장터1 모정의 세월(2012, 애향), 장터2 장인정신(2013, 애향), 장터3 희로애락(2014, 애향), 장터 포토에세이 ‘문득 삶이 그리운 날에’(2015, 티핑포인트) 등이다. 그는 또 장터의 문화를 후세들에게 알리기 위해 2013년 11월부터 매 격주로 ‘사진으로 맛보는 대한민국 장터이야기’ 순회전을 서울에서 열고 있어 올해 현재까지 50회전을 맞고 있다.

이수길 작가는 경기도 고양시 출신으로 현재 경남정보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 이수길 다큐멘터리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