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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는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살아간다. 부모님 세대에는 가정의 윤리가 있었고 부모의 권위가 서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기적인 사고방식이 시대적 흐름에 갇히다 보니 윤리가 무너지고 가족의 소중함도 찾아보기 힘든 시대가 되어버렸다.
푸름이 짙어가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등 다양한 행사가 풍성하여 모두가 마음이 들뜨는 5월이다. 선물도 좋고 행사에 참여하여 가족 간의 돈독함을 과시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제주선인들의 발자취를 찾아 가보는 것이다. 바닷가 암반을 쪼아 포구를 만들어 생존을 위해 투쟁 했던 장소를 찾아 포구이름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고, 제주에는 어떠한 성지가 있는지 그 성지들을 둘러보면서 어떻게 해서 쌓아지게 되었는지를 자녀들과 같이 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또한, 제주도 내에는 봉수 25개소, 연대 38개소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봉수와 연대의 역할은 무엇인지, 섬을 돌다보면 방사탑이 보이는데 방사탑은 어떤 곳에 세워졌는지, 제주의 돌하르방은 왜 세워졌는지, 밭담의 형성되기까지의 사연들. 산담의 역할. 동자석. 마을안의 휴식처라 할 수 있는 댓돌, 바다 밭이라 할 수 있는 원담, 마을 주민의 공동제단이라 할 수 있는 포제단 등 돌을 이용한 선인들의 삶의 이야기들은 수 없이 많다.
제주도는 화산섬이며 대표적인 돌은 현무암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현무암은 구멍이 뚫려 있어 옛날에는 벌레 먹은 검은 돌이라고 불렀다. 현무암에 구멍이 생기는 원인은 기포현상 때문이며, 용암의 안쪽 부분에는 구멍이 없다. 왜냐하면, 용암은 오랫동안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굳기 전에 대부분의 가스가 빠져나가면서 바깥 부분과 맞닿은 부분의 용암은 빠르게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멍이 있는 것이고 안쪽 부분은 굳어서 생긴 현무암이기 때문에 구멍이 없다.
제주도는 화산활동에 의해서 생겨난 섬이기에 어디에 가든 온통 돌로 뒤덮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땅이 기름지지 못하고 메말라 흙이 건조하다. 제주의 선인들은 이러한 땅을 일구어 농사를 지어 생활을 해나가야 했으며, 그들에게 있어 돌의 이용은 생존이 걸린 문제다 보니 어디에서든 자연스럽고 슬기롭게 활용되었다.
돌을 따라다니다 보면 자녀들에게 역사의 윤곽만을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옛날에 살던 사람들을 이해하려면 그들을 에워싼 환경과 어떠한 마음으로 그 시대를 살았는지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도 괜찮다.
5월에는 주말마다 유채꽃 어우러진 풍경 속으로 제주의 돌을 따라 여행을 해 보는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자녀가 돌아가면서 역할을 분담하여 해설사가 되어보는 것이다. 무작정 겉모습만 보면서 돌아다니기에는 뭔가가 부족하다. 내가 알고서 보는 것하고 무작정 보는 것하고는 차이가 많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5월은 가족의 달이다. 가족끼리 제주의 돌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역할은 무엇이며 ‘왜’라는 의문부호 하나를 달고 역사추적을 하다보면 5월이 더욱 풍성해 질것이고 부모님과 함께한 특별한 여행에서의 추억은 늘 자녀들의 마음속에 빛으로 간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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