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을 제기하는 주민통화에 담당부서를 따지며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는 이른바 ‘민원 뺑뺑이’가 여전해 도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제주시민 L씨는 이달초 제주시 일도1동 탑동광장을 들렀다가 곤욕을 치렀다.

 

먼저 자동차 주차공간을 찾기 위해 일대를 몇 번이나 돌았지만 공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속 터지는 일은 호텔 공사현장 때문에 안 그래도 적은 주차공간을 놀릴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외부공사는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이는 현장 주변 인도와 도로에 널부러져 있는 흙포대와 벽돌 때문에 10여면의 주차공간은 접근불가 상태였다.

 

L씨는 “돌들 부피도 얼마 안 되는데 한쪽에 쌓아만 놔도 이렇게 짜증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씨를 화나게 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한 관청의 태도였다.

 

L씨는 이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도자치경찰단에 전화했다. “건설 관련 담당은 도청”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L씨는 이에 도청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제주시 소관이라는 답변을 듣자 허탈해 할 수 밖에 없었다.

 

L씨의 수난 아닌 수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시청 주차위반 단속부서로 연결이 돼서 상황을 설명했지만 “주차공간에 건설자재를 쌓은 건 단속 권한이 없다”는 답과 함께 건축민원과 전화번호만 하나 얻었을 뿐이다.

 

끝난 줄 알았던 L씨의 ‘민원 뺑뺑이’는 건축민원과의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는 대답과 함께 절정을 맞았다. L씨는 통화자에게 “꼭 전달해 주기 바란다”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L씨는 “통화한 당일 다시 가보니 여전히 돌담이 쌓여 있었다. (며칠 지난)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시청에선 그냥 쌓아라 했지 않겠냐”며 “이기주의가 판 치는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비꼬았다.

 

L씨가 한 페이스북 그룹에 올린 하소연을 읽은 도민들은 모두가 공감했다. G씨는 “소관부서 아니라며 떠넘기기는 관청의 관습 또는 습관”이라고 꼬집었다. Y씨는 “그렇게 뺑뺑이 돌리는 공무원에게는 소속과 이름을 정확히 알려 달라고 하라. 그리고 시나 도 홈페이지에 민원을 제기하면 바로 답이 온다”며 방법을 공유했다.

 

S씨는 ”진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라며 “공무원들, 우리 세금 받으면 일 똑바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꾸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