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개회하는 제주도의회 제337회 임시회에 ‘제주도 이어도 문화보존 및 전승 조례안’(이하 이어도 조례안) 처리가 예정된 가운데 제주도가 조례제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중국과의 관계’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외부압력에 굴복했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김명만)는 오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제6차 회의에서 이어도 조례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조례안은 제주여성리더십 이정선 대표 등 32명이 대표 청구한 것으로 도민 3805명의 서명을 받아 진행하는 ‘주민청구 조례안’이다. ‘도민들 사이에 설화로 구비전승되며 지켜온 이어도 관련 제주인의 정신적 가치를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내용으로는 ‘음력 7월 15일을 이어도 문화의 날로 지정’, ‘제주도는 매년 기념행사 개최’, ‘각급 학교에서 이어도 관련 사항 교육’ 등이 있다. 지난해 2월 조례제정 청구에 따른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발급받은 이후 지난해 7월까지 도민서명을 받아왔다.

 

도는 이번 조례안에 대해 “향후 좀더 국내·외적으로 여건이 성숙된 후 조례를 제정하는 것이 우리 도의 실익에 부합된다”는 의견을 냈다.

 

한중간 불필요한 외교마찰 초래, 올해 ‘한국관광의 해’를 맞아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부정적 영향 등 외교부의 판단 때문이다.

 

도 차원에서도 “중국인에게 제주도의 좋은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도적으로는 “‘제주도 해양산업육성 조례’ 제22조(해양문화의 창달 등)에 이어도 관련 축제와 학술대회, 홍보행사 등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이어도의 날’ 제정을 추진했지만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이유로 번번이 무산된 전례가 있고, 이를 고려해 문화행사로 방향을 돌려 조례안 제정을 추진해 온 것에 비해서는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도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그동안 번번이 실패한 이어도 조례안이 도의회 문턱을 이번에는 넘을 수 있을 지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