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인천 11살 소녀의 학대사례가 알려진 이후 한 달이 멀다하고 아동·청소년의 폭력과 학대로 인한 사망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부천에서 지속적인 학대로 욕실 바닥에 쓰러진 7살 아들을 방치했다 숨지자 시신을 훼손해서 냉동보관한 사실이 3년 만에 발견됐다. 

 

이어 목사 부부가 여중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미이라 상태로 유기한 일이 밝혀졌다. 엊그제는 부부 불화로 가출한 상태에서 7살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암매장했다가 5년 만에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하게 됐다.

 

일련의 사건들은 친부, 친모에 의해 자행됐고 그 외 가족이나 지인이 범행에 가담했다.

 

이렇게 아동·청소년이 학대를 당하는 사회의 이면은 어떤 모습인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양극화로 지역공동체는 와해됐고 물질만능으로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악행도 서슴지 않는가 하면 나와 내 가족 외에는 몰라라 하는 무관심이 우리 사회의 악덕을 키우고 있다.

 

제주에서도 2015년 한 해 동안에 465건의 학대사례가 아동보호기관에 접수돼 53%에 해당하는 249건이 아동학대 사례로 판정됐다. 

 

계모·계부, (외)조부모, 그 외 친인척에 의한 학대는 10건 미만으로 73%가 친부모에 의해 것으로 집계됐다. 

 

비명, 신음소리, 혼자서 장시간을 보내는 아동, 폭식이나 식탐, 계절에 맞지 않는 옷차림, 어른에 대한 이유 없는 두려움, 잦은 상처가 있거나 상처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아동학대를 의심해야 한다.

 

아동학대 신고 전화는 2014년 9월부터는 112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더 이상 아동학대는 남의 가정사가 아니다. 

 

학대를 인지하거나 목격한 사람은 누구나가 신고자가 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지켜내는 일임을 자각하자.

 

이제는 경제성장을 넘어 민주경제를 지향하고 물질과 가치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결손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건강가정 지원을 위한 노력, 아울러 개인과 사회의 분노조절을 위한 다양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인구정책을 출산에 한정하지 말고 아동·청소년을 잘 키워 바람직한 사회구성원으로 역할을 수행하도록 돕는 것 또한 인구정책의 핵심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