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집이 가난해 기름을 얻을 수 없자 여름철에 항상 명주 주머니에 수십마리의 개똥벌레를 넣어 책을 비춰 가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책을 읽었다고 해서 형설지공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겨난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갖은 고생을 하며 부지런히 학문을 닦는 것을 비유해 쓰는 말로 반딧불이 구경하기 힘든 요즘은 선인들의 교훈이 사뭇 가벼운 농으로 느끼질지도 모르겠다.

 

형설지공(螢雪之功)의 형(螢)은 우리가 흔히 반딧불이라고 부르는 딱정벌레과의 곤충과다. 

 

천연기념물 반딧불이는 제주어로는 불란지라고 한다. 

 

특히 예래동은 2002년 한국반딧불이보호학회 주관 전국 제1호 반딧불이 보호지역으로 선정됐으며 2003∼2007년에는 환경부 주관 자연생태우수 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불란지의 보호서식지인 예래동에 이 명칭을 딴 불란지 북카페가 지난 1월 말에 문을 열었다. 

 

작년 4월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12월 준공된 불란지 북카페는 사업비 5억원을 들여 하예1동 마을회관 2층에 책을 테마로 한 문화공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도서관에서 책장 넘기는 고요한 소리와 나지막한 목소리, 살금살금 걷는 발걸음에 익숙한 나에게 책을 읽으면서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 토론하고 시를 낭송하는 곳인 북카페는 그야말로 상상하기 어려웠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책을 읽고 학부모는 취학 정보를 공유해 학생들은 팀별 과제를 수행, 마을의 어르신들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으로써 그야말로 배움과 소통의 공간이다. 소통의 리더십이 각광 받고 있다. 갈등을 줄여나가는 소통은 더 할 나위없는 배움의 기초이며 또 다른 학문의 과정이라 여겨진다.

 

전례없는 취업난이다. 자기계발서와 모바일 세상의 가십거리에 익숙해져 가는 요즘 가까운 북카페를 찾아 마을주민들과 눈인사하며 책 한권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책은 소통의 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