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정국 때문에 제주도의회까지 소란을 빚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아슬아슬한 최근 행보와 연계된 것이라 파장이 오래 갈 전망이다.

 

18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정식)는 ‘설 연휴 지역동향 제출 및 신속한 보고체계 확립 요청’이라는 제목의 제주시장 특별지시사항(2월 1일자) 문제로 시끄러웠다. 김희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 을)이 전날 폭로한 공문의 후폭풍이 이어진 것이다.

 

이 공문은 ‘설 연휴 기간 친지·친구·주민과 대화 시 지역동향 및 도정·시정 현안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 전반적인 사회분위기 등을 파악해 2월 9일까지 메모보고로 반드시 제출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떻게 보면 민심 동향파악이라는 일상적인 내용이지만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관련 주민동향 및 여론’ 부분이 불쏘시개가 됐다.

 

총선 예비후보자, 특히 새누리당 예비후보자가 난무하고 있는 데다, 최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특정 예비후보를 지원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구설수에 오른 상태였기 때문에 즉각 논란이 됐다.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구좌읍·우도면)은 17일 김정학 기획조정실장에 이어 18일 박홍배 특별자치행정국장을 상대로 이에 대해 강력하게 따져 물으며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실장에 이어 박 국장도 이에 대해 “처음 보는 공문”이라며 관련사실을 부인하는 가운데 김 의원이 질의를 이어갔지만 박 국장이 거듭 부인하면서 김 의원이 고성으로 박 국장에게 따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다른 의원들도 이에 가세해 의혹을 제기하자 박 국장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업무 진행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방어적인 입장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