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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O 세계수산대학 제주유치위원회 위원장 고유봉 |
수산자원은 전 세계 식량문제 해결과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중요하다. 지속적인 식량보급을 위해서는 수산자원관리 및 양식에 관한 전문교육과 연구가 절실하다. 이에 따른 교육훈련기관 설립 필요성이 2013년 12월 제68차 유엔총회에서 대두 됐다.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FAO 세계수산대학이 한국으로 거의 확정됨에 따라 정부는 국내입지 선정을 위해 지난 1월 12일 전국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FAO 세계수산대학 설립 입지 선정’ 공모를 하기에 이르렀다.
제주에서는 1월 15일 FAO 세계수산대학 제주유치위원회를 도, 도의회, 제주대학교, 제주발전연구원, 도내 수산관련단체 및 전문가 등 15명으로 구성해 즉시 활동에 들어갔다. 무엇보다도 2월 1일 계획서 제출, 2월 4일 프리젠테이션, 2월 15일 현장실사라는 시간의 촉박성에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최선을 다하기로 의지를 다졌다.
우리는 왜 제주여야 하는가의 당위성을 비롯해 관련기관과 협력하며 주도면밀하게 계획서를 만들어 나갔다. 최종 인쇄본으로 넘기기 위해서는 늦어도 1월 29일까지는 완성본이 나와야 했다. 시작해서 꼭 14일이라는 촉박한 시간. 실무진들은 밤을 새우다 시피 했다. 나도 입술이 부르터 갔다.
2월 1일 드디어 제주가 제일 먼저 계획서를 제출했다. 우리가 치열하게 노력한 보람이 있었던지 부산과 충남의 계획서보다 짜임새 있고 볼륨도 있어서 모두가 놀랐다는 후일담이다. 바짝 긴장한 부산은 비상소집을 하기에 이르렀다.
2월 4일 오후 1시, 우리는 서울의 상공회의소에서 첫 순서로 발표를 했다. 30분 발표, 20분 질의. 나는 혼신의 힘으로 집중했다. 시간도 정확히 맞췄다. 그날 3곳의 발표 중 제주가 가장 알찼다는 뒷이야기다.
2월 15일 중요한 현장실사 날. 우리는 미리 수차례 옛 탐라대학을 방문해 차질 없이 준비했다. 오후 2시, 이미 원희룡 도지사·허향진 제주대총장·손유원 도의회 부의장·박원철·좌남수·강연호·허창옥·현정화 도의원·현을생 서귀포시장 그리고 언론 보도진들로 발표장은 꽉 찼다.
원 지사의 강력한 의지표명에 이어 전체적인 시설 부지 등에 대해 발표를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내가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 지사가 부연설명과 더불어 지자체의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예상보다 길어 40분 정도 소요됐다. 그만큼 도지사의 의지가 강하고 확실했기 때문에 평가위원들도 집중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시설안내와 더불어 표선에 있는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실사로 이어졌다. 모든 것을 지정된 2시간 내에 마쳤다.
우리는 지방재정법(1월 28일 의결)을 준수하고, 기본운영예산과 발전기금 지원을 조례로 제정하며, 도와 도의회 그리고 대학간 3자 협력체결 등 극비리에 진행하느라 유치계획 사실을 2월 1일 제출하면서 공개했다. 이와 같은 대형 공모과제, 즉 지자체 부담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는 반드시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다른 곳은 어떻게 했을까. 이처럼 우리는 다른 곳에 비해 차이점을 드러내기 위해 피가 말리는 준비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쉽게 됐다. 미리부터 준비한 부산이 선정됐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제주도가 만만치 않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계기였다고 본다. 정부도 제주를 떨어뜨리기가 쉽지는 않았으리라. 국가의 공모과제마다 선정되면 좋겠지만 모든 게 전국적 경쟁이다 보니 안 될 수도 있다. 실패를 하더라도 도전하는 것은 중요하다. 실패를 통해 역량을 키워가는 게 아닌가. 도세의 한계도 여실히 느낀다. 언론의 힘찬 응원과 격려도 아쉬웠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틀림없이 좋은 결과가 오리라 믿는다.
그동안 많은 힘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도와 도의회, 대학 그리고 유치위원회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아울러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도민 여러분들에게는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과 더불어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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