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제주 제2공항 추진 과정에서 제주도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방안도 없이 임기응변식으로만 대응하고 있어 행정 신뢰도만 떨어뜨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본부 등을 대상으로 23일 열린 제337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김명만) 제4차 회의에서는 제2공항 건설 추진 과정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도의 섣부른 응대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현우범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읍)은 먼저 현재 진행 중인 예비타당성 조사의 조속한 완료를 약속한 점을 화두로 삼았다.

 

원 지사는 지난해 11월 17일 도정질문 자리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6개월로 단축, 3개월째 중간보고 때부터 기본계획 수립 착수, 실시설계에 3년 등 5년 뒤에는 시공을 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안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부터 실시설계를 시작하고, 2019년 하반기에는 일부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이는 도의 구상에만 가능성이 크다. 예타를 수행 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22일 제주국제공항 회의실에서 열린 실무회의에서 “4조원이 넘는 제2공항의 사업규모나 지원 등을 감안할 때 예타 조사에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기 때문이다.

 

KDI 측은 이에 더해 “가능한 빨리 추진해도 현실적으로 6개월 이내 마무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원 지사의 계획을 완전히 뒤엎어 버렸다.

 

현 의원은 이에 대해 “공항 문제가 그렇지 않아도 말이 많은데, 급하다고 그때그때 답변을 하니 혼란이 오고 반대여론이 있는 것 아니냐”며 집행부를 질책했다.

 

현 의원이 예산 제출시기가 매년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인 9월초라는 점을 들며 다시 한 번 우려의 시각을 표명했다. ‘예타 조사 결과가 그 이후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2017년도 예산에 제2공항 기본설계 용역비 반영을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요지다.

 

현 의원은 도가 제2공항 후보지 내 농민들에게 대체농지 제공안을 내놓은 점의 현실성을 따진 뒤 “도지사는 책임성 있게 답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에어시티다 뭐다 남발할 게 아니라 법률적인 뒷받침을 만들고 주민과 협의해야 서로 신뢰가 쌓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태민 의원(새누리당, 애월읍)도 “예타 기간 단축, 토지보상 문제 등은 정부에서 하는 것”이라며 “도는 보조자로서 역할을 하며 도민생각을 반영해야 한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임성수 본부장은 이에 대해 “지역주민은 물론 도의회와 언론 등의 의견을 다양하게 듣고 나서 검토해 나가겠다.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면 추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