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서명이 시작된 이후 제주도에 바람 잘 날이 없는 듯하다.
차기 도지사선거 출마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피력한 후보자들을 비방하는 ‘괴문서’가 나돌아 다니면서 제주도는 또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괴문서에는 완곡하게 표현하자면 다수의 도민들이 현 도지사 주민소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현실을 염두에 둔 듯 다른 대안의 인물들도 지금보다 나을게 없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허나 이번 사안은 작성자가 제주의 미래를 ‘순수하게’ 염려하여 단순한 현실을 진단한 것으로 보기에는 그 고의성과 시기상의 악의성이 매두 중대해 보인다. 괴문서를 대량살포한 저의야 여러 가지지만 해당문서의 내용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김지사의 주민소환절차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비단 그 뿐만이 아니다.
괴문서에 언급된 여러 후보들은 괴문서 작성자에 의해 비난일색조의 혹평을 받았다. 비난의 내용도 단순한 감정적 비방의 차원이 아니다. 후보자들의 자질, 당선가능성을 평하고 있는 내용으로 보건대 제주도 선거정세에 익히 능하고 평소에도 도지사 선거정세를 염두에 둔 듯한 시선으로 문서에 언급된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있다.
도민의 민심이 흉흉하다.
출처불명의 ‘괴상한’문서가 설상가상으로 365일 선거판이나 다름없는 제주사회에 뿌려진 사태는 작성자와 그 의도는 물론 그 배후까지 명백히 조사해야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상초유의 광역단체장의 주민소환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을 더욱 혼란스럽게 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이성적인 표심을 희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단체와 행정조직을 악용하여 공정선거를 방해하는 제주도의 선거양상은 결국 제주사회를 썩어 문드러지게 만드는 치명적인 병폐이다. 고질적인 ‘선거병’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이번 ‘괴문서’ 사태는 그 외형만을 달리한 채 제2,제3의 형태로 언제든지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그 배후를 철저히 조사하여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한 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이미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여 사태파악과 출처를 알아내려 조사중인 상태이다.
본 괴문서가 무작위로 발송된 듯해도 누구에 의해 작성되고 살포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한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 조속히 수사가 성과를 보여 민심을 수습함은 물론 혼탁해질 내년 지방선거의 사전점검의 결실을 맺길 바란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