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임춘.

공무원 출신의 정치 초년병에게 책팔이 부자 국회의원이 쏟아내는 제주시 ‘갑’선거구 네거티브 선거전이 흥미롭다. “최선의 방어는 최고의 공격” 일명 ‘철면피’ 네거티브 선거전이 가히 볼만하다.

시작은 TV토론전에서 강창일 후보가 도 국장 출신 양치석 후보에게 제주감귤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국회의원 출마를 무책임한 행위라고 공격하며 시작됐다. 이어 양 후보의 선관위 재산신고 누락과 취득한 소유 땅 가운데 위치한 공공재산 취득, 도시계획선과 인접한 땅들에 대해 투기성으로 부정하게 취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졌다.

하지만 재산신고 누락은 선거법 적용 여부를 떠나 매년 실시되는 공직자 재산 등록이 되어 있고 언론에 보도 내용이나 당사자의 직접적인 설명으로 볼 때, 부정축재로 증식한 재산으로 보이지 않고 캠프 실무자들의 단순한 실수라는 해명이 타당해 보이기에 충분하다. 사고 판 것이 없으니 투기성 취득이라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3선 중진의 베테랑 국회의원이 이를 이슈화 하며 물고 늘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만에 하나라도 재산 취득에 따른 의혹이 사실이면 공지자로서 양 후보의 도덕성에 크나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강창일 후보에게 감귤정책을 말할 자격이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 3선을 하는 지난 12년 동안 제주의 주산업인 농.수산과 관광에 관련된 상임위에서 단 한 번이라도 활동한 적이 없지 않는가, 사실 강 의원은 그동안 검.경 및 공무원들의 인사와 정부예산을 집행하는 안전행정위, 인허가와 관급 건설예산을 다루는 건설교통위, 우리나라 100대 기업 등 경제 전반을 다루는 지식경제위와 그 위원장을 거치면서 뭘 얼마나 얻었는지 모르지만 강 의원의 국회의원 생활동안 한마디로 제주도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합법을 가장한 정치자금 통로이자 노골적인 부정부패의 창구로  인식되고 있는 출판회를 통해 3권의 책을 팔기도 했다. 어디 이 뿐이던가, 90년 만에 제주에 닥친 가뭄으로 신음하는 농심은 외면 한 채 애월읍 소재 측근인 농장에서 수사로 밝혀진 것만 100여명, 측근들을 모아 개.돼지 파티를 벌였던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마디로 제주도민에 최소한의 예의도 잃은 처사가 아니던가, 뿐만 아니다. 개.돼지 파티가 언론보도로 발각 되어 제주도와 여의도가 발칵 뒤집혔지만 결국 그 책임은 측근 한사람이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 처벌 받는데 그쳤다. 이것 또한 전형적인 공평하지 못한 한국사회의 모습이 아니던가.

필자는 어제 같이 느껴지는 지난 2004년, 다선의 정치 배테랑에 도전하던 정치 초년생 강창일 후보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네거티브에 목맨 빛바랜 지금의 정치인 강창일모습이 아니라 당시 캠프에서 열심히 일하는 관계자들에게 밥 한 끼도 제대로 해결해 줄 금전적 여력이 없는 가난하지만 순수했던 열정이 정치인 강창일의 모습을.

하지만 12년 동안 국민의 혈세 100억대를 쓴 강창일은 변했다. 아니 처음부터 우리가 속았는지도 모른다. 이제 강창일은 3선의 중진급의원의 영광을 거머쥐고 대한민국 최고 부자들만 산다는 서울강남에 널찍한 고급 아파트에 산다고 한다. 선관위 신고액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부자가 됐음을 알 수 있고, 국민 혈세로 굴리는 고급차와 운전기사, 그를 호위하고 있는 보좌관들과 비서들, 합법화 된 정치후원금은 물론이고 그의 권력 앞으로 모여드는 패거리들의 충성심까지 모든 게 그가 버릴 수 없는 희락이다. 경제 부총리급에 버금가는 상임위원장직도 거쳤다.  한마디로 그에게 국회의원이란 그야말로 결코 버릴 수 없는 자기영달을 위한 권력일 뿐이다.  지금 그에게선 12년 전 겉모습은 케케 하지만 순수했던 민주열사의 모습은 없다. 그에겐 오직 국민들이 가장 혐오하는 책팔이 정치인, OECD 국가 중 부패지수를 나타내는 국가 청렴도 28위의 부패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열심히 일하면서 중산층 반열에 올랐던 중산층은 어느덧 서민으로 전락하고, 정치인과 공무원 대기업만 편안하게 사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의 상징으로 느껴질 뿐이다. 그런 그가 누구를 탓하는가.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강창일후보에겐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타령’격의  눈살 찌푸리는 네거티브 선거전은 지양하고, 스스로 12년을 돌아보는 절절한 반성과 자중이 필요할 뿐이다. 과연 그의 4선 도전은 누구를 위한 영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