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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인 토벌대 모소왕 돌을레기/ 밤인 무장대 모소왕 곱을레기/ 낮이나 밤이나 종잡질 못혼 세월, 가심은 시콜방애” -시 ‘제주 농바니덜’ 중
9살 때 겪은 제주4·3에 대한 기억과 침묵으로 보낸 긴 세월의 감정이 녹아든 제주어 시집이 발간됐다.
제주 시인 황금녀는 제주어 시집 ‘베롱혼 싀상’을 펴냈다.
이 시집은 무자기축년 당시 9살 함덕마을 아이가 77년 후에 토해 낸 4·3 기억을 담고있다.
황 시인은 4·3 당시의 공포에 가득 찬 기억과 떠나보낸 이들을 향한 그리움을 이별가를 부르듯, 유언하듯, 조용히 제주어 시로 세상에 읊어냈다.
특히 과거를 끄집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처참하고 억울한 4·3사건을 향해 상생과 화해의 마음을 길어 올렸다는 점에서 이 시집은 특별하다.
또 소멸 위기 언어로 등록된 제주어를 보존하고자 하는 시인의 노력도 돋보인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가 고향인 시인 황금녀는 1960년 MBC 창사기념 문예공모 수기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시집 ‘주님 뵈올 날 늴모리 동동’, ‘복에 겨워’, ‘나 모옴에 불솜암서 마씀’과 동시집 ‘고른베기’, ‘착혼둥이’ 등을 펴냈다.
현재 창조문예 회원과 제주어보존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각·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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