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행복한 이야기’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고은 작가는 봄기운을 담뿍 전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제주토박이 화가인 고은은 그동안 줄곧 슬레이트 지붕의 과거 풍경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왔다.

 

조금은 쓸쓸하게 잊혀지는 과거의 풍경에 봄의 기운을 불어넣는 그림들이 고은 작가 그림의 특징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과거 작품들에 비해 한결 더 산뜻하게 봄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로 꾸며졌다.  

 

고은 작가는 “거의 사라지고 없는 제주의 슬레이트집 풍경과 소소한 주변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싶었다“며 ”옛 초가집들은 이미 사라지고 내 유년시절의 슬레이트집마저 허물어져 요새 건축물로 변화한 지금, 그래도 내 맘 속에 남아있는 슬레이트집은 어린 시절 작은 것에도 행복해 하던 감성을 떠올려준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또 작가는 “집은 쉬는 공간이면서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이라며 “지금은 가족구성원들도 나눠지고 이웃 간의 소통도 단절돼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져 인간미가 많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지금처럼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았어도 나눔의 정서와 배려하는 마음이 존재했던 기억들이 따뜻한 감성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고은 작가는 “소박하지만 여유롭고 따뜻했던 삶의 풍경, 소소한 일상들, 무심하게 지나쳐 버려도 제자리를 지키며 살아내는 나무들, 어디서 온 줄도 모르게 피워내는 풀꽃들을 통해 각박해진 우리들의 마음에 위안과 행복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가 고은은 제주대학교 미술학과와 성신여대 대학원 동양학과를 마쳤으며, 제주한국화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