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수산부는 최근 해양보호구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보호구역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이달 초 국무회의에 보고한 해양보호구역 관리 종합방안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해양보호구역은 해양생태계 또는 해양경관이 우수해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있는 해역이나 갯벌이 해당된다. 현재 전국적으로 24개소 해양보호구역이 지정돼 있으며, 제주에는 2002년 문섬 주변 해역과 2015년 추자도 주변 등 2개소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여기에 해수부가 구좌읍 하도리 토끼섬 주변 해역의 해양보호구역 추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토끼섬은 이미 전국에서 하나 뿐인 문주란 자생지로,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돼 있다. 주변 해역 7188㎡에는 보호 대상 해양생물인 거머리말이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다. 해수부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감안해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해양보호구역으로의 지정이 문화·생태적 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양생태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 해수부의 해양보호구역관리 종합방안에 지역경제 활성화가 목적의 하나로 제시된 것을 보면 관광목적이 다분히 있다.
만약 문주란 자생지인 토끼섬 일대와 주변 해역이 관광지화할 경우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어 그나마 잘 보호되고 있는 천연기념물 문주란 자생에 위해요인이 될 수 있다. 해수부와 제주도는 이러한 우려를 충분히 감안해 해양보호구역으로의 지정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보호할 가치는 보호 그 자체로 제한돼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반드시 보호해야 할 생태환경을 관광지로 만들면 얼마 안가 훼손된 상처뿐인 해양보호구역이 되고 말 것이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