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법 적용안돼 분쟁 일어나도 해결 어려워
전문가, "괸리비 합리적 부과기준 제도화해야"

최근 꾸준한 인구 유입과 전·월세난으로 제주지역 오피스텔 거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이 감독 사각지대에 방치돼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임대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히는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적용되는 아파트와 달리 관리비 조사감독의 법적 근거가 없어 행정 사각지대란 여론이다.

▲ 제주지역 오피스텔 거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이 감독 사각지대에 방치돼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25일 제주시에 따르면 오피스텔, 원룸 등 임대사업자 등록은 2013년 773건 9533호, 2014년 880건 1만40호, 지난해 1만2000호로 계속 늘고 있다. 주거용오피스텔 등 업무시설 규모는 7만6872㎡로 다타났다.

통계로 보면 제주에서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 주민은 최소한 1만여명, 많게는 2만명 내외일 것으로 추산된다.

오피스텔이 이처럼 늘고 있는데도 관리 제도는 허술하다. 실질적인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주택법 적용을 받지 못하고 ‘집합건물법’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주택처럼 사용하고 있는 오피스텔의 경우 집합건물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권한, 관리사무소의 손해 배상 책임, 회계 감사 등 관리와 관련한 규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자 문제, 관리비 분쟁 등이 일어나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오피스텔 거주자가 관리비 폭탄을 맞아도 이를 제재할 법적 조치가 전혀 없다는데 문제다.

관리업체가 매달 관리비를 올리거나 부당하게 관리비를 징수해도 주택법처럼 지자체가 제재하거나 감독하는 권한이 법적으로 없다.

제주시 노형동 모 오피스텔에는 건물주 한명이 70세대가 넘는 관리비를 개인적으로 받아 운영한다. 입주민들은 매달 오르는 관리비 고지서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관리업체가 청소 용역 업체, 지하주차장 관리 용역 업체 등을 써야 한다며 관리비를 매달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 모씨는 “한달 관리비가 10만원 가까이 돼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역 공개를 요구하기가 찜찜하다”며 “관리비 내역이 인터넷에 공개만 돼도 오피스텔 관리비는 더 많이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민과 관리업체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제주도가 설치한 분쟁조정위원회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이는 상대방이 거부를 하면 조정 자체가 성립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병영 건축사는 “집합건물법은 민사특별법으로 행정권한이 없다”며 “문제가 생겼거나 분쟁이 일 경우 거의 대부분 민사로 진행되며 아파트처럼 관리비 규약도 따로 없어 관리업체가 마구잡이식으로 관리비를 올릴 수 있다는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오피스텔 표준관리 규약 등 법적 기준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공동주택 표준관리를 응용해 분쟁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강제력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관리 회사가 관리비 비리를 의심받을 경우 관련 서류를 없애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관리비에 대한 합리적인 부과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둘러싼 분쟁과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오피스텔과 원룸에 대해 각각 오피스텔 표준관리규약과 원룸 관리비 대응 가이드라인을 지자체 최초로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세입자가 내지 않아도 될 관리비 항목(보험료, 회계감사비 등) 자주 발생하는 관리비 분쟁유형과 대처법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