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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고 자동차 엔진 정비 실습실에서 학생들이 오맹종 교사의 지도로 기능사 시험을 준비하며 실습을 하고 있다. 장공남 기자 |
선취업 후진학 특성화고를 가다 3) 제주고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제주도내 특성화고를 선택해 자신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제주도내 특성화고 중 하나인 제주고등학교(교장 허경태)는 관광조리과, 관광호텔경영과, 관광외국어과, 관광시스템설비과, 관광그린자원과 등 관광 분야로 특화돼 있다.
하지만 제주고는 도내 일부 특성화고가 50%대, 60%대의 취업률을 보이는 반면 16%대의 낮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고 진학을 노렸던 학생들이 점수대가 커트라인에 놓여 있어 제주고를 선택하고 이들 학생들이 3년 후 취업보다는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학 진학을 선택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제주고는 특성화고인 만큼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더 좋은 취업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능사 자격증을 따려는 열정으로 각 실습실은 배움의 열기가 가득하다.
기계 다루는 것에 매력을 느껴 관광시스템설비과에 들어와 올해 3학년을 맞는 김민혁 군은 “자격증을 많이 따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며 “특기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 자동차 정비, 에어컨이나 냉장고를 고치는 수리기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군은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로더운전기능사, 불도저운전기능사, 자동차정비기능사 등 5개의 자격증을 보유한 가운데 또 다른 기능사 시험을 취득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 군은 삼성전자, 신라호텔, 제주도개발공사 등의 고졸취업 전형을 준비하고 있다.
관광시스템설비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오맹종 직업교육부장은 “아이들이 취업 잘되고 성공해 자기 앞길을 찾아서 자기 몫을 다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기계 계열인 경우 아이들 눈높이는 대기업 아니면 중견기업을 원하지만 도내에는 그런 기업이 없고 그렇다고 공개 경쟁을 통해 갈 수 있는 아이들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육지로 나가야 하는데 육지로 나가게 되면 거주환경이 바뀌어서 아이들이 꺼리는 부분도 있고 사후관리가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오 부장은 특성화고와 기업의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강조했다.
오 부장은 “업체들이 원하는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을 공유, 업체의 채용 기준을 알려주고 학교는 이에 맞는 교육을 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며 “선취업 후진학을 통해 취업자 전형으로 대학에 간다면 휠씬 좋은 대학에 갈 수도 있다. 우선 취업을 해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먼저 찾고 그 찾은 것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면 공부도 휠씬 의욕적으로 할 수 있다. 학부모, 학생, 교사들이 이런 것들을 공유하고 자꾸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고는 지난 1907년 사립제주의신학교로 개교해 공립제주농림학교, 제주농업고등학교, 제주관광산업고등학교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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