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산에 있는 강산공원을 지나 문화공원까지 산책을 했다. 강산공원을 지나 구름다리를 건너가기 전에 둥그런 꽃밭이 있다. 가운데 키 작은 소나무가 비뚤하게 있고 주변으로 수십 가지 각종 꽃들이 제 색깔대로 피어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아쉬운 게 있다면 내가 아는 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또 벌이나 나비가 한 마리도 없어 꽃들만 저마다 외로워 보인다. 이쪽을 돌아서 구름다리를 건너면 문화공원이다. 가운데 분수가 있고 둥그렇게 산책길들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데 소나무니 산수유나무니 느티나무니 벚나무 등 숲을 이루고 있다. 느티나무 아래 놓인 나무 벤치에 앉아 쉰다. 언제나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내달리며 운동을 한다. 아내와 둘이서 하늘의 색깔이 연보라 같다느니 어쩌니 말하면서 흘러가는 구름을 쳐다보기도 한다. 낮에 나온 반달을 만날 때도 있다. 아직 살아있음이 참으로 고맙게 생각되는 시간들을 만난다.
삼 년째다. 고향 생각이 날마다 난다. 고향에 살고 있는 친구들, 선후배, 친족들이 보고 싶어진다. 어느 날 어떤 친구가 카톡했다. 현재 사는 곳이 더 행복한 곳이라고. 몇몇 친구들이 전화는 없고 카톡만 한다. 아침에 인사할 친구가 있어 감사하고 서로 따뜻한 마음 나눌 수 있는 친구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그래 행복하다.
그런데 4~5일쯤 뒤늦게 우편으로 보내주는 고향 신문을 읽다가 놀랐다. 난산리 주민 김경배 씨가 지난 8일 한국개발연구원 앞에서 제2공항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진을 보았다(제주신문 2016년 6월 9일자 4면). 김 씨의 호소문은 “대대로 삶의 터전을 지켜온 고향마을을 등져야 할 말로는 다 못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부지선정 용역을 재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 제2공항 문제가 제주도를 어째서 불행하게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어쨌거나 제2공항 문제가 제주도의 집값이나 땅값을 폭등하게 만드는 요인의 하나가 된다고 한다. 치솟는 땅값을 어쩌지 못하면서 공시지가나 올려 도민들에게 세금 부담이나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