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총, “부동산 취득 목적” 의혹 제기
"지역기업 인수 배경 명확히 밝혀라" 촉구

최근 이마트가 지역 주류업체인 제주소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기업인수를 빙자한 부동산 취득 목적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이마트는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제주소주를 경쟁력 있는 2차 산업 모델로 키우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6차 산업모델로 육성함으로써 ‘제주’를 상징하는 대표 한류상품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지역 부동산 취득이 쉽지 않은 대기업이 제주소주 인수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부동산을 취득하고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제주지역 부동산 취득을 늘리려는 심산이 아니냐는 여론이다.

제주경영자총협회(이하 제주경총)는 21일 성명을 내고 “제주소주가 보유한 주류 생산 면허권과 청정 지하수 개발 허가권을 이용해 신사업에 진출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면서 “사업영역 확장을 빙자해 부동산을 취득하려는 목적이다. 제주브랜드로 포장해 제주 이미지 자산을 독식하려는 것 등 대부분 곱지 않은 시선들이 많다”고 제주소주 인수배경에 대해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제주경총은 “이마트가 입점할 당시 거의 모든 지역 소상공인들은 한결같이 골목상권이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그 우려는 실제 현실화 됐다”며 “더욱 우려하는 것은 이마트의 향토기업 인수가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지방 중소기업 인수합병으로 이어지는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제주경총은 이어 “대기업들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자금난을 겪는 향토기업을 인수한 후 이를 발판삼아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면 토종브랜드의 자생력과 미래경쟁력은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지방기업들은 대기업 대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면서 생존공간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총은 이어 “제주지역 경영계는 대기업들이 지방기업과 어떤 형태로 상생을 해 나가는지, 이마트가 밝힌 대로 제주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경쟁력 있는 산업모델을 육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소주는 부지면적이 1만평에 한 달 지하수 취수량은 4500톤에 이른다. 이는 한진그룹의 한 달 취수량 3000톤보다도 1.5배 많은 규모다.

제주 지하수는 청정이미지로 브랜드가치가 높은데다 제주에서는 지하수개발 허가를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마트의 제주소주 인수가 단순히 해당 설비를 이용한 소주생산과 판매 및 유통에만 그치겠느냐는 것이 제주경총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