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반기만 1조4000억 늘어 9조6000억 돌파
대출규제 무색...주택 대출출 급증 등 영향

[제주신문]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여신심사선진화 가이드라인이 도입·적용되고 있지만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엔 여전이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빚 증가세가 상반기 증가폭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6월말 현재 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도 9조6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상반기 가계대출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0.6%나 증가했다. 이는 전국 및 여타 도지역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수치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5951억원, 기타대출 8135억원으로 급증해 지난 2007년 가계대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16년 6월 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전월(2695억원)보다 2969억원 늘어 올들어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금융 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원금 분할 상환을 유도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예금은행 기타대출과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탓이다.

권역별로 보면 예금은행(+8207억원)이 비은행금융기관(+5879억원)에 비해 2년 연속 더 크게 증가하면서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4조7000억원)이 비은행 잔액(4조8000억원)에 근접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인구 순유입 지속 등으로 주택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공급 물량도 크게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취급이 크게 늘어 올 상반기까지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기타대출의 경우 인구유입으로 인한 대출 수요 증가와 더불어 일정기간 동안 토지, 상가 등 주택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차입 금리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함에 따라 주택외부동산 담보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중 가계대출을 지역별로 보면 제주시가 5274억원, 서귀포시 2933억원 증가했으며 증가율로는 17.3%, 34.0%로 각각 증가했다. 제주시 지역에서는 기타대출(+2829억원)이,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852억원)이 더 크게 늘었다.

한은 제주본부는 서귀포시의 경우 인구 순유입 지속, 외지인의 도내 주택구입 증가 등으로 인한 대출수요 증가와 더불어 지난해 혁신도시, 영어교육도시 등에서 발생한 아파트 분양 관련 집단대출이 올해 지속된 것으로 보고있다. 기업대출은 일부 건설회사에 대한 시설자금 대출 등으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 예대율은 전월에 이어 상승하면서 지난 2009년 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예금은행 예대율은 116.1%로 전월과 동일했다.